[사설]급물살 탄 방송통신법 제정

 방송위원회가 방송법과 통신관계법의 통합추진을 전격 선언한 데 이어 차기정부 정권인수위에 이를 공식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방송·통신 통합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거스릴 수 없는 대세며, 날이 갈수록 융합의 속도는 빨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통신 융합을 고민해야 할 양대축의 하나인 방송위가 관계법 제정에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잘 알다시피 방송과 통신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태의 융합서비스가 태동하면서 방송과 통신으로 이원화된 기존 법체제로는 대응하기 힘든 문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방송과 통신으로 이원화된 관련 기관의 별도규제로 해결하기 힘든 사안이다. 방송·통신 융합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새롭게 전개되는 융합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해야만 국가경쟁력 제고는 물론 관련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방송·통신관계법제의 정비방향과 통합법제의 기본체계’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방송·통신 통합법제 마련작업을 내달초까지 완료하고, 차기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인수위측에 방송·통신구조개편위원회 설립을 제안하는 등 신속히 방송·통신통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강대인 방송위원회 위원장의 발표내용은 주목되는 사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되던 방송법과 통신관계법 통합작업이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급류를 타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가 마련하고 있는 방송·통신통합법제의 주요골자는 ‘방송·통신기본법’ ‘방송·통신사업법’ ‘방송·통신설비법(전파법)’ 등 3대 구조로 재편하고 이를 향후 설립될 방송통신위원회가 총괄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 방송법에 별도의 장으로 규정된 한국방송공사를 ‘한국방송공사법’이라는 특별법으로 독립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계획은 정책 및 사업규제를 담당할 방송통신위원회(가칭) 설립, 기술개발과 콘텐츠를 포함한 방송통신진흥 및 지원,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방송·통신기본법’에 규정하는 등 문화관광부(영상진흥), 정보통신부(통신일반 및 방송기술), 방송위원회로 나뉘어진 정책일반기능을 통합하는 것이다. 또 방송·통신융합의 핵심 골격을 담을 방송통신사업법과 관련해 KBS 등 공영방송을 제외한 대부분의 민영방송사와 통신사업자의 지위를 이에 포함시킨다는 것도 주목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갈길은 멀다. 방송통신분야 사업·사업자의 재분류 및 방송통신사업의 경쟁촉진 등 핵심이슈를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하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의 사례가 방증하듯 부처 이기주의에 따른 밥그릇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통신 관계법 제개정작업도 이해당사자들이 얼마만큼 사심없이 추진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방송위, 통신을 전담하는 정통부, 문화콘텐츠를 관장하는 문화부가 자기 밥그릇만 우선시하는 편협한 태도를 드러내게 되면 우리의 방송·통신 융합법은 또다시 기형적인 구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방송위원회의 방송·통신 관계법이 돋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기를 넘어선 태도가 엿보이는 방송위의 방송·통신 관계법 통합작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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