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커 디미트리 스클라로프 비디오 증언 눈길

 어도비시스템의 e북을 해킹할 수 있는 엘콤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어드밴스트 e북 프로세서’를 개발한 러시아 해커 디미트리 스클라로프가 법정의 증인석에 서는 대신 비디오로 증언해 눈길.

 형사소송에서 증인을 소환하지 않고 비디오로 증언토록 한 것은 흔치 않은 일로 피고측 변호사는 증언 비디오 무효화에 실패한 이후 검사측이 그를 9일 소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러시아의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엘콤소프트는 현재 어드밴스트 e북 프로세서 판매와 관련 5건의 형사소송에 휘말린 상황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지적재산권 보호장치를 해킹하는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제공을 금지하는 디지털밀레니엄지적재산권법(DMCA)의 조항을 침해한 혐의다.

 스클라로프는 1시간 가량 분량의 비디오 증언을 통해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e북의 다중사본을 만들기 위해 지재권 보호장치를 제거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프로그램이 나쁜 목적에 사용될 수 있다”며 “나쁜 목적을 품은 누군가 사본을 확산시킬 수 있으며 이는 이 프로그램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증언했다.

 스클라로프에 따르면 그는 어드밴스트 e북 프로세서 첫 버전 발표 전에 엘콤소프트측에 웹사이트에 프로그램을 불법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추가하라고 요청했으나 회사측에서는 어도비로부터 소프트웨어 판매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은 후에야 경고문을 올렸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를 영리가 아닌 PDF 포맷의 취약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었다”며 “프로그램이 연구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비디오 증언은 지난해 12월 스클라로프가 미국 정부로부터 무죄평결을 증언의 대가로 보장받고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담당검사인 스코트 프루잉은 그를 증언대에 직접 세우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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