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반 전쯤 대박을 꿈꾸고 중국에서 휴대폰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돌이켜보면 중국은 일본만큼이나 가깝고도 먼나라인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3억 인구, 그중 상위 5%의 시장만 봐도 6500만명이라는 수요는 우리나라보다도 많은 인구다. 그러나 내가 1년 남짓 경험한 중국시장은 장밋빛 시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타고난 장사꾼의 기질로(실제 중국인은 3대신을 믿는데 그 중 하나가 재신이라 한다) 똘똘뭉쳐 기술이 없어도 가격을 깎을 줄 아는 노하우(?)를 가졌다.
그런가 하면 계약서는 그냥 종이에 불과하다는 사고방식을 가져 참으로 대책없는 경우가 많았다. 서구 선진국과의 거래를 생각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게다가 중국의 그 유명한 관시는 정보의 불평등을 낳았고 대륙의 만만디는 성질 급한 반도사람에게 정말 이해못할 구석이다.
중국에서 사업자 주관으로 필드테스트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문자 하나를 전송하는 데 30분∼1시간씩 걸렸다. 리얼타임으로 오는 우리에게는 너무 답답해 인내심을 갖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루한 시간이었다. 그런가하면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정확한 시험규격이 아니라 그저 다수의 결과가 맞다고 생각하는 그 무지함이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무튼 우리나라 수출이 잘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지금의 수출이 정말 수익성이 남는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내가 파악하기로는 삼성전자와 몇 개 업체를 빼고는 내수가격보다 못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물론 단말기 업체도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나 시장선점 등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격담합이나 정보공유 등은 조그만 나라 한국보다는 그 큰 땅덩어리 중국의 판매업체들이 더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혹자는 한국업체들이 낸 가격정보를 자료화해서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한국인이 중국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고 비행기를 타고 있다. 한중 노선에는 순전히 한국사람만 있는지 시끄럽다는 중국인보다 한국말로 떠드는 소리가 더 요란하다. 그러나 이제 CDMA의 앞선 기술도 2년 남짓한 것으로 본다. 아니 중국에서 중국자본의 회사에 이미 한국인 기술자가 있고 안정적인 생산을 원하는 중국자본은 한국회사를 사려고 혈안이다. 그나마 한국을 상징하는 코드 중 하나가 IT강국이라는데 머지 않아 중국에 뒷덜미를 잡힐 것 같아 불안하다. 때마침 선거철이다. 이제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정부는 흩어진 업체들의 힘을 한데로 모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불명예의 일본을 답습하지 않는 나라로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박찬준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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