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3D 게임엔진 성능·가격 놓고 논란

 정보통신부가 게임산업 기반기술 확보 차원에서 80억원의 거금을 들여 최근 개발완료한 범용 온라인 게임엔진의 성능 및 공급조건을 둘러싸고 게임개발자들사이에서 논란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게임분야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온라인 3D 게임엔진 ‘드림3D’ 개발하고 최근 게임개발자 및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이전 설명회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정통부는 당초 세계적인 게임엔진을 개발, 저렴한 가격에 국내 업체에 공급함으로써 국내 게임개발 환경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ETRI를 과제수행업체로 한 게임엔진 개발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게임엔진 ‘드림3D’가 공개되자 이 게임엔진이 MMORPG(Multi Massive Online Role Playing Game)라는 특정 장르 게임만 지원하는데다 완성도에서도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이 게임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또한 ETRI가 내년 3월께 이 엔진이 완성되면 6000만원과 매출의 2%에 달하는 러닝로열티를 조건으로 기술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정부가 저렴한 비용에 기반기술을 업체에 이전하겠다던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KGDA)가 운영중인 인터넷 사이트(http://www.kgda.org)에는 수십여명의 게임개발자들이 최근 ETRI가 개최한 ‘드림3D 기술이전 설명회’와 관련한 글을 올리며 ETRI가 개발한 게임엔진의 성능과 가격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서울욕살’이라는 ID를 가진 한 개발자는 “특정 MMORPG에 최적화된 엔진이라 이 엔진을 이용해 다른 게임을 개발하려면 엔진을 다시 재구성해야 할 것 같다”며 엔진의 호환성 여부에 의문을 표시했다.

 ‘whatthehell’이라는 ID의 개발자는 “몇몇 마법기술이 실행되면 패킷량이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서버 프로그램이 너무 엉성하고 불안해 8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 엔진으로선 너무 기대 이하”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 개발자들은 “구입비 6000만원에 매출의 2%를 부과한 가격정책은 돈벌이를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 게임엔진을 과연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ETRI 관계자는 “기술이전료는 그동안 추진된 다른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사업비 대비 수익을 산정해 결정됐다”며 “업체들의 불만을 고려해 기술이전이 본격화되는 내년초까지 기술이전료를 인하 방안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드림3D’ 성능과 관련해 기대 이하라는 반응과 함께 이 정도면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업체도 많다”며 “무조건 성능이 나쁘다고 매도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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