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컴 정상화 노력 본궤도 진입 전망

미국 2위 장거리전화회사 월드컴의 경영 정상화 노력이 본궤도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각) 미국 법원은 법정관리중인 월드컴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에 합의한 90억달러에 달하는 회계부정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조정안’을 승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앞서 SEC는 거액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월드컴으로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회계처리 내용을 모두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이 회사에 부과할 벌금 액수를 상당 부분 탕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이 안에 따르면 월드컴은 독립적인 회계법인을 선임해 회계장부를 다시 정밀하게 검토하며 또 법원이 선임한 감독관이 이 과정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월드컴은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회계부정 사건처리의 벽을 넘어섬으로써 앞으로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합의로 다음 주 취임하는 마이클 카펠라스 월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최악의 회계 사기사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경영 정상화 작업에 매달릴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방만한 경영을 해오던 월드컴은 2000년부터 정보기술(IT) 투자거품이 걷히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7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부채 410억달러)의 파산보호를 신청한 후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회계부정 및 사기사건들이 잇달아 터져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 사건으로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전 CEO와 존 시즈모어 CEO 등 전 현직 임직원들이 줄줄이 법원과 SEC 등에 소환되는 상황에서 정작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월드컴은 매출 부풀리기와 과다 비용 계상 등으로 약 90억달러 규모의 장부를 허위 조작했던 사실을 인정한 후 SEC와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협상을 벌여 마침내 이번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제르 라코프 연방판사는 “월드컴과 SEC간 합의도출은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을 해결하는 데 모범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월드컴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과정에서 아주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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