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500닷오아르지(http://www.top500.org)’의 슈퍼컴퓨터 톱500 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슈퍼컴퓨터가 연산능력 부문에서 서울대가 개발한 슈퍼컴퓨터가 80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위권 내 진입했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대가 개발한 슈퍼컴퓨터는 국내에서 독자개발한 ‘PC기반의 클러스터’라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이 슈퍼컴퓨터 강국으로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에서는 또 전세계 슈퍼컴퓨터 시장흐름에 몇가지 주목할 만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PC 기반의 클러스터 방식 슈퍼컴퓨터 활용이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리눅스네트웍스가 구축한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가 5위를 차지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HPTi의 미리넷(Myriet)으로 구축된 포캐스트시스템스 연구소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도 8위를 차지하는 등 TOP500 조사 사상 처음으로 2개의 PC기반 클러스터 시스템이 10위권에 진입한 기록을 세웠다.
프로세서 기반 P클러스터 방식에서도 인텔 기반이 55대, AMD 기반이 8대로 나타나는 등 클러스터 슈퍼컴퓨터가 전체 93개로 지난 발표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하고 조립한 클러스터 숫자도 14개에 이를 정도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두번째는 ‘테라플롭스(1초에 1조번 연산) 규모의 슈퍼컴퓨터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는 점이다. 전세계 슈퍼컴퓨터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린팩 기준으로 최소 3.2테라플롭스(TF/s)는 넘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톱500 안에는 1TF/s 이상의 린팩 수치를 보인 시스템이 47대였다는 점도 이같은 흐름을 입증한다.
가장 빠른 연산능력을 보여준 슈퍼컴퓨터는 올초 일본 요코하마의 지진실험센터(the Earth Simulator Center)에 구축된 ‘지진 가상 실험용 시스템(35.86 TF/s)’이며, 2위와 3위는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2대의 아스키Q 시스템이 차지했다. 두 컴퓨터 모두 HP의 알파서버 SC시스템으로 각각 7TF/s 규모의 연산능력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전체 용량도 222TF/s에서 293TF/s로 증가했다. 500위를 기록한 시스템의 성능도 지난 6월의 134.3GF/s에서 195.8GF/s(LGCNS HP 슈퍼돔)로 크게 향상됐다.
사이트 공급업체별로는 HP가 1위로 나타났다. HP는 137개의 사이트를 확보해 131개를 확보한 IBM과 88개를 확보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앞지르며 슈퍼컴 시장의 왕좌 자리를 수성했다. 그러나 용량면에서는 IBM이 31.8%로 1위를 차지하면서 22.1%를 차지한 HP를 제쳤다.
이번 리스트의 집계는 독일 맨하임대학,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에너지연구소 컴퓨팅센터, 미국 테네시대학 등이 참여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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