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도 이제는 글로벌 CIO를 키워야 할 때다.”
최근 만난 한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모임마다 ‘글로벌 CIO로서 역량을 키우자’고 독려하고 다닌다. 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의 필요성이 자주 거론되는 반면 글로벌 CIO에는 무관심한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경쟁력을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IT투자가 중장기 계획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주변환경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뒤따라가는 수준이란 지적을 들어왔다. 글로벌 경영환경과 IT환경의 변화를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대응하는 곳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디지털경제시대에는 IT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그만큼 IT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마련이다. 세계적인 IT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글로벌 CIO’가 필요한 이유다.
때문인지 2000년을 전후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IT기업이나 컨설팅업체에 근무하던 인사들을 CIO로 영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전세계적인 흐름에 제대로 대처해보자는 이유에서다. 안타깝게도 보수적인 국내 기업환경 탓으로 하나 둘 회사를 떠나야 했지만 당시 동료 CIO들은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후문이다.
해외에서 무작정 CIO를 수입해오자는 뜻은 결코 아니다. 현재의 CIO가 ‘글로벌 CIO’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재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솔루션 공급업체 및 컨설팅사의 책임도 크다. 물건을 팔거나 ‘갑’으로 떠받쳐주는 데 급급해 하지 말고 전세계의 흐름을 정확히 간파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학습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CIO 스스로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수십년간 전공으로 삼아온 IT를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해 경영 등 비전공과목을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CIO가 늘고 있다. 글로벌 CIO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져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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