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외국 우주방위산업체들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96년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 오는 2015년까지 우주기술(ST) 분야에 5조1600억원을 투입키로 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4조원 이상의 연구개발 및 실용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부터 각종 대형 우주개발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럽의 EADS와 미국의 보잉 등 해외 업체는 우주발사장 건설과 위성체 개발 등 주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은 2006년 KT가 발사 예정의 군사 및 통신위성인 무궁화5호로 유럽의 EADS와 미국 보잉 등은 위성 본체 개발 참여와 발사체 수주를 위해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EADS의 자회사로 지난 99년 아리안 로켓을 통해 무궁화3호 위성을 쏘아올린 아리안스페이스의 리처드 볼즈 아태지역 담당부사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한국에서 2006년 발사 예정인 무궁화5호의 발사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EADS의 자회사로 무궁화1, 2호 위성의 내부 통신탑재체와 지상연락국 체제를 제작한 아스트리움은 무궁화5호 위성사업에서는 위성 본체와 내부 탑재체를 포함하는 위성제작사업에 참여를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국 보잉도 자회사인 록히드마틴이 무궁화1, 2, 3호 위성체의 주계약자인 점을 감안해 5호에서도 주계약자로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무궁화1, 2호를 쏘아올린 경험을 토대로 5호를 수주해 3호를 아리안스페이스에 빼앗긴 한풀이를 한다는 계획이다.
EADS와 보잉은 또 항공우주연구원이 2004년 발사할 다목적실용위성 2호 발사체를 둘러싸고 현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목적실용위성 2호 발사체의 경우 당초 중국의 ‘장정’이 선정됐으나 위성체 개발에 참여한 미국 측이 자국의 수출규제규정인 ‘ITAR(International Traffic in Arms Regulations)’를 근거로 중국 발사체 이용은 문제가 있다고 반대해 현재 재선정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2005년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할 과학위성 2호를 우주로 쏘아올릴 우주발사장 건설에도 외국기업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건설될 우주발사센터는 2005년까지 총 1300억원을 투입해 위성발사대를 비롯해 로켓조립동·추적장비 등이 들어서며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소(CNES)가 참여해 발사통제시스템 개발 및 운용, 발사안전통제 운용, 주요 건물과 지상장비의 배치 및 발사대 설계 지원 등에 대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우주발사센터사업의 경우 내년 말까지 토지 수용을 끝낸 후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 및 장비 수주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내년 말부터는 외국 우주방위산업체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개발사업에서 국내 업체의 경우 기술 및 경험 부족으로 참여가 불투명해 외국업체들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100㎏급 위성체를 쏘아올릴 수 있는 소형 발사체(KSLV) 개발사업의 경우 외국기업들이 미사일기술 제공을 꺼리는 등 참여를 기피하고 있어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표>
주요 사업 완료연도 투자액
다목적실용위성 2호 개발 2004년 2282억원
과학위성 2호 개발 2005년 130억원
소형발사체 개발 2005년 3454억원
우주발사장 건설 2005년 1300억원
무궁화위성 5호 개발 2006년 2500억∼3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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