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대형 할인점 부상, 유통마진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음반유통사들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디어신나라·웅진코웨이개발·엠앤올·탑뮤직 등 음반유통사들은 계속되는 매출 부진과 유통마진 하락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한편,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도 소매상을 통한 음반 판매량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데다, 경기위축까지 예상돼 음반유통사들의 생존권 확보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황=음반유통사는 도·소매상에 앨범을 공급하는 업무특성상 수요와 공급의 매개체이자 음반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축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몇년 사이 인터넷과 대형 할인점이 득세하면서 급속도로 위축되는 추세다.
실제로 인터넷과 대형 할인점을 통한 음반 판매량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주류로 떠오르는가 하면, MP3 다운로드와 같은 온라인 음악서비스 때문에 음반 구매 자체가 줄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사간 제살깎기식 경쟁도 최근의 음반유통사 위축을 거들고 있다. 예전에는 유통 마진이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고작 2∼3%에 불과하다. 유통사간에 ‘소매상 붙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7∼18% 할인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억원 매출에 모든 경비를 제한 순이익은 50만원”이라며 유통업계의 현황을 단적으로 전했다.
미디어신나라의 한경화 이사도 “이런 추세라면 유통사의 앞날은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안마련이야 말로 유통업계가 살 수 있는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대안마련에 고심=이에 따라 전체 음반유통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미디어신나라(대표 홍상의)는 내년에 물류센터를 오픈하는 등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고 있다. 내년 4월께 용인 수지에 3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오픈할 예정으로 현재 일본·독일의 물류센터 장비를 검토하고 있다. 이 물류시스템은 소매상 주문을 일괄처리하고, 미디어신나라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음반은 음반제작사에서 직접배송해 주는 것으로 악성재고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 인건비도 20% 이상 절감 할 전망이다.
대형 할인점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이마트 김포점에 음반을 납품 중인 미디어신나라는 시장조사를 통해 공략가능한 할인점을 파악한다는 구상이다.
이외에 직영매장도 늘려갈 방침이다. 직영매장을 운영할 경우 현금확보에 좋고, 타 유통사의 견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 강남점과 신사점을 포함해 30개 직영매장을 보유한 미디어신나라는 상황에 따라 더 늘려가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개발(대표 박용선)도 대형 할인점인 까르푸에 들어가는 것 외에 신규점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사를 통한 특가판매도 기획하고 있다. 유통라인을 음반 소매시장 외에 일반 기업체로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웅진·효성그룹과 진행하고 있다.
음반유통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엠앤올(대표 이광용)의 경우 내부 인력조정에 우선적인 비중을 싣고 있다. 40명선인 인력을 올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30명 이내로 감원할 예정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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