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산된 코리아파크 조성계획

 코리아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이 백지화됐다고 한다.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바이오산업을 놓고 벌이는 국제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해외 전초기지가 될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이 무산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이로 인해 정부의 생명기술(BT) 육성정책마저 불신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잘 알다시피 21세기는 바이오산업의 시대다. 모든 산업이 생명공학에서 시작해 생명공학으로 귀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바이오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바이오산업을 지배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바이오산업 육성에 안간힘을 기울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만큼 생명공학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BT산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바이오산업 육성과 글로벌화를 위해 산자부·전경련·바이오벤처협회가 공동으로 추진해오던 코리아 바이오파크가 백지화된 것이 못내 아쉽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키로 했던 코리아 바이오파크가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던 프로젝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바이오파크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은 여타 부처에서 추진해온 해외거점들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서 기획예산처가 내년도 예산심의에서 해외거점 설립예산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부출자금 확보가 무산되는 등 상황이 급변하자 민간차원에서 100억원을 조성키로 했던 전경련 생명산업위원회도 경기침체로 출자가 어렵다며 해외 사업 대신 바이오벤처기업과 대기업 간의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막후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 정부지원금 100억원과 자체 출연금 100억원 등 총 200억원으로 추진하려 했던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이다.

 기대를 모으던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은 비록 무산됐지만 유전자 등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활성화해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탈공해·자원절약형 산업으로 고도의 인적 인프라가 요청되는 지식기반산업인 바이오산업이 산업구조 고도화 및 개편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시장규모도 엄청나다. 생물의약·화학·환경·바이오식품 등을 망라한 바이오 관련 세계시장 규모가 2000년 540억달러에서 2003년 740억달러, 2010년 1540억달러로 커지고, 국내시장도 2000년 1조1000억원에서 2010년에는 12조원 규모로 매년 34.5%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세기의 화두가 바이오산업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바이오산업이 기업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바이오기술은 선진국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가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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