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KT아이컴 합병 연내 성사될까

 KTF의 KT아이컴 지분 15%에 대한 공개 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연내 합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TF측이 KT아이컴의 지분 추가 매입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소규모 합병 방식의 합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4일 증시 전문가들은 KTF가 KT아이컴 지분 15%를 성공적으로 매수한 것은 KTF가 합병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내 합병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내 합병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증권가 전문가들은 KTF가 12월 결산전에 합병작업을 마무리하고 합병 법인으로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스럽다는 판단을 연내 합병의 중요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15% 지분 공개매수 뒤 곧바로 나온 추가 매입 의사를 나타낸 것은 연내 합병을 향한 KTF 현 경영진의 강력한 의사 표현이라는 지적이다.

 박세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내 합병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정책상황을 고려한 고도의 판단이 있어야 하겠지만 KTF 경영진의 합병 의지는 분명한 듯하다”고 말했다.

 KTF가 KT아이컴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단순히 합병을 통해 주주 가치 희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매수청구권 행사 등 합병의 걸림돌을 차단, 소규모 합병으로 가는 전략적 포석을 구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소규모 합병이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KTF의 신주발행 규모가 5%를 넘지 않게 만들려면 지분매입을 위한 자금이 9000억∼1조원 가량 소요되는데 이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KT의 KT아이컴 보유 지분 47%를 협상을 통해 KTF가 사들이고 여기에 5% 내외의 추가지분 매입을 통해 확보하면 소규모합병 요건은 충족된다”며 “향후 KTF와 KT간의 KT아이컴 지분 움직임도 소규모 합병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도 높다. 우선 KTF의 소규모 합병을 위한 중요한 자금원으로 판단되고 있는 KT아이컴의 보유자금 1조1000억원이 단순 부동자금이 아니라 정부 출연금 등으로 지출돼야할 자금이라는 점에서 합병소요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느냐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시간 여유상 두달이 채 남지 않은 동안 합병을 마무리짓는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KTF의 주가가 현재처럼 3만1000원에서 3만2000원 사이를 유지할 경우, 원활한 합병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초 KTF의 의중대로 연내에 공식적인 합병 선언만 내놓고 실질적인 합병은 내년초까지 미뤄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용어 해설>

 *소규모 합병=상법상 소규모 합병은 합병시 발행되는 신주의 총주식수가 그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의 승인이 아니라 이사회 승인만으로 합병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사회 승인만으로 합병이 가능함에 따라 매수 청구권 비용이 크게 줄어들며 주주들의 합병 반발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진호기자 hsshin@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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