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는 살아있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 가격이 연중 최고가를 재경신하면서 반도체주들이 또 다시 급등했다.

 지난 1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국내 주요 D램 생산업체들을 불공정 혐의로 제소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반도체주들은 D램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반도체 종목들은 D램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일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지난 주말대비 무려 7.77% 상승한 36만75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29개월 만에 거래소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마이크론 제소의 타깃으로 분석되고 있는 하이닉스도 상한가까지 치솟아 520원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장비·재료주들도 급등세를 보였다. 장비주인 신성이엔지가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했으며 케이씨텍, 디아이, 미래산업 등도 10% 이상 주가가 올랐다. 재료주인 피케이엘도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동진쎄미켐(10.4%), 크린크리에이티브(8.75%), 아큐텍반도체(8.25%) 등도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반도체주 상승을 이끈 결정적인 요인은 D램 현물가격 상승세다. 특히 DDR D램 가격은 지난 1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상승세를 이어가 또 다시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락세를 보이던 SD램 가격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현물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DDR D램 고정거래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전망도 대두됐다.

 여기다 지난주말 미국시장에서 반도체주들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기가 회복되면 가장 먼저 상승할 수 있는 업종이 정보기술(IT)주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주는 IT경기를 좌우할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수를 구성하는 전종목이 일제히 상승하며 전일대비 6.06% 오른 313.05로 마감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전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반도체주들이 언제까지 상승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향후 반도체주들이 추세 상승할 수 있느냐의 열쇠는 D램 현물가격에 달려 있는데, 이에 대한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의견 차이의 핵심은 ‘수요회복’ 여부다. 현재 D램가격 상승이 공급부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수요가 살아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이 늘어난다면 가격상승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DDR가격은 공급 차질과 함께 PC업체들이 계절적 수요 확대에 대비해 부품 재고를 확보하면서 상승하고 있다”며 “재고 확보는 이달 중순께면 마무리되고 DDR 공급 물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수요 회복은 불확실해 반도체 주가는 이달 말께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동제 현대증권 연구원은 “9월 전세계 반도체 출하액이 8월대비 무려 25%나 상승하는 등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데다, 윈도XP로의 업그레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PC수요 회복도 기대된다”며 “9월까지 호전된 반도체 경기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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