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유통업계가 극심한 매출부진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소프트윈의 부도로 불거진 IT업계 연쇄 부도설이 업계를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단일기업의 비정상적인 영업행태로 인해 빚어진 결과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고질적으로 거론돼온 기형적인 소프트웨어 유통구조의 모순이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과 맞물려 곪아터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소프트웨어 유통업계의 비정상적인 영업현황과 그 원인, 대안 등을 3회에 걸쳐 점검한다.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의 혼탁한 구조는 올들어 IT업계가 유례없는 침체에 직면하면서 더욱 극단으로 치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의 최대 총판인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지난해 MS 제품으로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올해는 MS 제품 판매목표 400억원 중 현재까지 110억원을 기록한 데 그쳤다. 다우데이타시스템은 총 매출목표 1450억원 중 3분기까지 절반만을 달성했으며 매크로미디어, 나모인터랙티브 등이 패키지소프트웨어 실적부진을 이유로 총판을 재조정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매출이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매출을 채우기 위해 갖가지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 총판간의 경쟁과정에서 출하가격이 터무니없이 절하되거나 재고를 무리하게 떠넘기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코스닥등록 유통기업은 외형확대를 위해 비정상적인 거래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IT업계 1000억원 부도설의 원인을 제공한 소프트윈의 경우 그동안 MS 대기업 고객영업 파트너로 MS 제품만으로 전체 매출의 60%를 달성할 정도로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 상반기 신규 사업인 하드웨어 매출로 지난해 총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5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의혹을 산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업계가 우려를 표시하는 부분은 소프트윈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용산의 알에프로직사와 같은 실체가 불분명한 유통사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유통시장 깊숙이 침투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간유통사는 속칭 ‘쓰루’라고 불리는 영업행태를 통해 실질적인 물품 거래없이 유통업체의 매출액을 부풀리기 위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거래가 성사될 경우 마진을 두둑이 챙겨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비정상적인 거래에 유통업체를 끌어들이고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매출이 부진해지면서 소프트웨어 유통사들이 이같은 유혹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로 5억원 미만의 피해를 입은 소규모 유통업체만 50여개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도 이 때문에 정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부도설로 인해 안그래도 경색된 IT유통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까봐 업계가 초긴장 상태”라며 “유통구조의 모순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쉽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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