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M DDR SD램 가격 왜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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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현물시장에서 범용 256Mb DDR SD램의 평균 거래가격이 한주간 1달러 가까이 오르면서 다시 8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3월21일 8달러선 붕괴 이후 약 7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28일 오전장에서 이 제품의 가격은 추가로 올라 올들어 최고가를 기록한 3월4일과 같은 8.32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표참조

 DDR SD램의 현물가가 이처럼 폭등하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유통업체들은 삼성전자 등 주요 D램업체들이 물량이 달리자 현물시장 공급량을 줄이면서 갑자기 폭등세가 발생했다고 아우성인 반면 D램업체들은 연말특수를 겨냥한 PC업체의 주문량이 몰리면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론·인피니온 등 일부 D램업체들이 수율 및 기술문제 등으로 현재 PC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256Mb DDR SD램(PC266)을 공급하는데 대응이 늦은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D램업체들이 가격상승세를 부추기기 위해 인위적으로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며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D램업체들의 주장=D램업체들은 한결같이 이번 상황은 인위적 물량조절이 아니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매출이 부진했던 PC제조업체들이 성탄절을 맞아 연말께 PC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측, 이를 위한 D램 물량을 10월 중순부터 11월초까지 집중적으로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PC제조업체들이 주력으로 주문하는 모델이 저가·고성능의 PC제조가 가능한 256MB DDR SD램(PC266)에 집중되면서 품귀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D램업체들로서는 이같은 모델의 물량을 갑자기 늘릴 수도 없고 주력 플레이어인 마이크론이 수율문제를 겪고 있는데다 그동안 시장에 참여해왔던 일본 D램업체들이 사업에 철수하면서 관련모델에 대응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에 PC제조업체들이 부족한 물량을 현물시장에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빗나간 수요예측도 한몫=D램업체들은 한결같이 “없어 못팔지, 있으면 왜 안내놓겠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데는 D램업체들의 내부 속사정도 꽤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마이크론이 DDR SD램에 대한 기술개발과 제품출시가 늦어진데다 최근 내놓은 제품에도 결함이 발생해 제대로 양산이 되지 못했다는 것. 인피니온도 대만업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국내업체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인텔과 D램업체, 대만 칩세트 및 주기판 업체, PC제조업체들과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되면서 주력모델에 대한 공감대가 빗나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사실 인텔이 ‘펜티엄4’를 내놓을 2000년에만 해도 램버스 D램과 SD램을 주력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으나 AMD를 주축으로 한 대만 비아·SiS와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DDR SD램을 드라이브걸면서 판세는 바뀌었다. 하지만 인텔이 대만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DDR 칩세트과 주기판을 직접 내놓고 DDR400 규격을 건너뛰어 DDRⅡ로 바로 넘어가기로 하는 등 전략을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 D램업체들이 혼선을 겪어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망=전후 사정을 감안할 때 당분간 DDR SD램에 대한 품귀현상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다음달 중순 이후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의 생산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계절적인 성수기로 진입하고 있고 PC교체 수요가 많아 수요가 공급량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건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성탄절 전후의 PC수요가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크리스마스 특수가 기대에 못미쳐 메모리업체들이 재고를 떠안게 되면 내년 1분기 중반 이후의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다시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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