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기술 조기 확보 경쟁

 `차세대 반도체 장비 기술을 확보하라.’

 주요 국가 정부가 대표적인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극자외선(EUV) 장비 기술 확보를 위해 팔걷고 나섰다.

 EE타임스는 최근 미 댈러스에서 개최된 국제EUV리소그래피심포지엄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미국 등의 정부가 EUV 기술 조기 확보를 위해 장기 계획을 세워 놓고 기업간 제휴 유도와 대규모 자금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도쿄대 호리이키 야수히로 교수는 “정부가 레이저 업체인 코마추, 우시오, 기가포톤 등이 EUV 프로그램에 협력하도록 만들었다”며 “3개사는 UEV 생성에 필요한 강력한 레이저를 개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산업자원부는 내달 10개년 EUV 계획을 출범한다”며 “한국의 목표는 2008년까지 알파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외에도 스테퍼 장비 분야의 경쟁 업체인 캐논과 니콘이 EUV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와 관련,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설립한 컨소시엄인 EUV LLC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인텔의 척 그윈은 “독일의 ASML을 필두로 한 유럽이 UEV 상용화에 앞서있지만 일본도 급격히 세를 확대하고 있다”며 “니콘과 캐논은 ASML과 거의 같은 시기인 오는 2005년말까지 베타 장비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오는 2004년까지 4개년간 5000만달러를 레이저, 거울, 마스크 서브스트레이트, 계측장비, 기타 부품 등의 EUV관련 기술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향후 수개년간 EUV 관련 프로그램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방위고등연구계획청(DARPA)과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이 EUV 분야를 지원하고 있으며 뉴욕주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뉴욕주는 최근 웨이퍼와 노광기술 표준화 단체인 인터내셔널세마테크에 5개년간 약 2억8000만달러의 자금지원을 내세워 EUV 마스크-서브스트레이트·포토레지스터 센터를 알바니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10여개사가 후원하는 세마테크는 4000만달러를 알바니 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EUV리소그래피 기술개발에 들어간 자금은 10억달러 이상에 이른다. 또 투자비용은 EUV 스캐너 한해 출하가 100대 이상을 넘어서는 2010년대말에나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때까지 추가로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 심포지엄인 이번 행사에는 31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는데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몰려온 것이어서 세계 각국에서 EUV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UV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EUV 기술이 너무 복잡해 상용화에는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 온 익명의 참석자는 “유럽의 EUV 관련 회합에서는 EUV의 전망과 관련, 상용화에 실패한 기술 성공의 상징인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예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인텔의 피터 실버맨 이사는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형편없이 낮아져 200㎜ 웨이퍼 130㎚ 공정이 업계가 제공할 수 있는 한계”라며 “EUV 상용 전개를 위해서는 대형 반도체 업체들이 베타 장비에 대한 적극적인 주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EUV 스캐너의 가격은 초기에 5000만달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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