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 장비업계가 최근 ‘부도괴담’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 지연 여파로 국내 PCB경기가 사상 초유의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금난에 몰린 중소 PCB업체들이 하나둘씩 부도설에 휘말리면서 매출 채권 회수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중소 PCB업체들이 국산 장비를 주로 구매해온 터라 장비업체들은 부도설의 직격탄을 맞고 큰 충격에 휩싸인 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수주를 하고도 실제 계약을 하지 못하는 진기한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계약을 체결했다간 자칫 부실 채권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휴닉스·디지텍·유니크 등 중견 PCB업체의 잇단 부도로 인해 상당액의 부실 채권을 떠안고부터다.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자고나면 부도건이 불거진 탓에 판매보다는 채권확보·계약연기 등의 전략에 치중하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보타지(?)’ 전략만을 고수할 수 없는 게 장비업계의 고민이다. 부도가 날 것으로 의심되는 PCB업체에 대해 장비구매 계약건을 외면했다가 뜻하지 않은 비난을 살 수 있고 발주업체로부터 괘씸죄에 걸려 사업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상장기업조차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을 신뢰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의 심경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것”이라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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