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불황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반도체장비업계가 지난해 구조조정 이후 1년만에 제2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반도체장비업종의 불황이 올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개선의 조짐이 보이질 않고 오히려 악화될 기미를 보이자 관련업체들이 인원감축, 계열사 매각, 경영진 교체 등 특단의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연초 경쟁국 소자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 결정에도 불구, 반도체부문에 대한 투자확대를 단행한 소자업계가 최근 보수적인 방향으로 투자방침을 세우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경영컨설팅 전문회사의 진단을 토대로 경영혁신추진위를 신설하는 등 경영혁신운동을 펼쳐 온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은 추가적인 경영혁신 및 업무구조조정 효과를 내기 위해 최근 6개월 일정의 제2차 경영혁신운동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10% 이상의 감원 및 원가절감 효과를 얻은 1차 혁신에 이어 이번 2차 혁신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경영지원 부사장과 세정사업부 임원이 축이 돼 1인당 생산성 향상, 생산원가관리체계 개선 등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후공정장비업체 선양테크(대표 양서일)는 인력감축 및 사업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종전 4개의 장비생산 관련 부서를 2개로 통폐합하면서 전체인원 119명 가운데 30%에 달하는 40명의 임직원을 감축하고 기술개발·설계·생산 등 장비 기획에서 생산에 이르는 업무를 통합부서에서 일괄 담당하도록 해 연간 15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전공정장비업체 아펙스(대표 서태욱)는 지난달 엔지니어 출신의 서태욱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경영혁신 및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임사장 취임을 계기로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엔지니어 출신의 박사급 개발팀장을 해외영업 담당 임원으로 임명, 해외영업 강화와 함께 경영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악화에 따라 1차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들어서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며 “이들이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체질 강화에 성공할 경우 생존력 강화 효과는 물론 내년 중반기께로 예상되는 반도체 경기회복 단계에서 경쟁업체보다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플러스 알파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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