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내년도 예산안 특징

 ‘망 구축보다 효율 증대가 우선.’

 정보통신부가 30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예산안을 살펴보면 그간 유무선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온 정통부가 앞으로는 이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는 쪽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그렇지만 코스닥 붕괴, 기술시장과 M&A시장의 미흡 등으로 설자리가 좁아진 상황에서 IT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절대 규모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다.

 더욱이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축소될 수도 있는 상태다.

 ◇예산안 내용과 주요 특징=정통부는 정보화 촉진, 세계 일류기술 개발, IT 해외진출 종합 지원, 디지털방송망의 조기구축 지원, 선진 우정 구현 등 크게 다섯가지를 꼽았다.

 정보화 촉진의 경우 유무선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충과 초고속 인터넷 환경 조성에 1422억원, 전자정부 고도화와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 등 정보화촉진사업에 2023억원, 정보화역기능 방지 대책에 892억원을 투입한다. 정통부는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내년부터 활용을 극대화하는 쪽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네트워크사업 등에 총 350억원, 국민정보화사업 56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IT산업의 일류화와 관련해 4세대 이동통신·광인터넷·디지털TV 등에 7807억원, IT인재 양성에 1713억원, SW와 디지털콘텐츠 등 신산업 육성에 2031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디지털콘텐츠사업 지원은 올해에 비해 14.6% 늘어난 216억원을 책정했다.

 182억원을 들여 IT산업의 해외 진출 지원과 정보격차 해소에 나서고, 1017억원을 책정해 디지털방송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집배원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질높은 우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보다 13% 증가한 3조1490억원을 배정했다.

 ◇IT중소벤처지원 축소 우려=정통부의 내년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화촉진기금의 대폭 감소다. 순 규모가 1조5758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11.9%나 감소했다. 기금이 정통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30.8%에서 내년 25.6%로 뚝 떨어졌다.

 정통부가 다른 부처에 비해 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나 이 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IT개발과 인력양성, IT표준화 및 연구기반 조성 등의 예산이 감소했다. 일부 기금을 가져오는 IT신산업 육성 지원 예산도 줄어들었다.

 초기 정부 지원이 절실한 IT 중소벤처기업들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민간 부문의 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통부는 기술개발 지원규모가 줄어든 것도 파급 효과가 높은 분야에 집중할 경우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경기로 인해 시중 자금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의 기대대로 IT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할지는 미지수다.

 정통부는 IT인력양성 예산이 줄어든 것도 정보화교육 예산에 포함됐던 게 내년부터 별도 계정으로 분리되고 전문인력과 일반 정보화교육을 분리한 데 따른 수치상의 감소일 뿐이라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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