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계가 낮은 수익으로 고전중인 PC용 제품의 보증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나서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HDD 시장의 85%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맥스터·시게이트·웨스턴디지털 등 메이저 3사가 1일부터 PC업계의 서비스 기간 축소와 데스크톱PC의 저마진 구조를 개선키 위해 관련제품의 보증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크게 줄였다.
하지만 아직 초기시장이고 수익도 높은 편인 기업용 HDD에 대해선 현행 보증기간을 그대로 적용키로 했다.
맥스터는 그동안 PC업계의 서비스 기간 축소에도 불구하고 줄곧 3년의 보증기간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이같은 정책에 변화를 주었다. 주요 PC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서비스 기간을 대폭 줄이면서 HDD의 보증기간도 단축했기 때문이다.
맥스터코리아 관계자는 “수익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PC업체들이 서비스 가격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HDD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들도 보증기간 단축 등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국내 주요 PC업체들과 보증기간 축소에 따른 공급가격 조정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시게이트의 국내 총판인 오우션테크놀러지(대표 김학영)는 본사의 보증기간 축소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기간 현행대로 보증기간을 적용할 예정이다.
김학영 오우션테크놀러지 사장은 “PC업체들이 HDD를 공급받자마자 곧바로 제품에 탑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증기간 축소 시점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최소 10월 중순까지는 보증기간을 현행대로 적용하는 안을 놓고 시게이트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업체인 삼성전자는 당분간 국내 2년, 해외 3년의 보증기간을 그대로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제품 보증기간을 축소할 계획은 없다”며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PC시장에서 외국계 업체들에 비해 보증기간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지난 2분기에 전세계 시장에서 3750만대의 데스크톱PC용 HDD가 팔렸으며 이중 100만대 가량이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됐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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