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속에 외부로부터 병원체 등의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반응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항체(antibody)다. 항체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면 사람은 질병에 걸린다. 항체는 면역체계(immune system)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외부 이물질인 항원(antigen)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항원의 퇴치 등 면역체계에서 첨병 역할을 수행한다. 항체가 만들어지면 항원과 결합해 가라앉거나 용해되는 등의 반응이 일어나 항원이 제거되거나 기능이 약화된다.
인체에는 1000만종 이상의 항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각각의 항체는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해 면역체계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인체 메커니즘의 한 요소로만 여겨지던 항체가 바이오기술의 발달로 생물학적 약품의 소재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90년대 후반부터 재조합 항체는 신약 개발의 중요 소재로 주목받아 미국의 제넨텍·암젠·바이오젠·이뮤넥스 등 주요 바이오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168개 중에서 항체약품이 무려 46%인 78개에 달한다.
항체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는 이유는 항체 자체가 생약(natural drug)이기 때문이다. 항체는 인체에 이미 상당량 존재하고 있는 단백질로 외부에서 주입돼도 인체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분자약품(small molecule drug)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적다는 점도 바이오기업들의 항체 신약 개발을 부추기는 요소다.
항체는 만들고자 하는 항체의 항원을 실험동물에 주입하면 생성되며 여기에서 얻어진 항체를 정제한 후 다시 면역성을 낮추기 위해 인간화(humanization) 과정을 거치면 된다. 최근에는 사람의 유전자를 가진 유전자 적중 생쥐를 이용해 인간 단세포군 항체를 생성하는 방법도 개발됐다.
이런 이유로 복잡한 합성과 검색과정을 필요로 하는 저분자약품에 비해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체를 이용한 의약품의 또 다른 매력은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체의 정확한 체내 분포 자료는 항체가 결합하는 항원이 체내에서 담당하는 생물학적 역할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자료의 축적은 새로운 약품을 개발할 때 목표분자를 추적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장점을 가진 항체 의약품에도 문제는 있다. 항체 의약품의 대량생산 방법과 정제법이 연구 중이라는 점이다.
현재 항체의 생산을 위해서는 CHO세포, 유전자 적중 동물, 식물 등을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단시간에 범용화하고 싸게 항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찾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바이오기업이 대량생산체제 연구에 열중하고 있어 2∼3년 내 알약 처방 대신 특정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처방이 시작될 것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경제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4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5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6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7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8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