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비동기식 IMT2000에 대한 투자가 시작됐다.
KT아이컴이 3일 LG전자와 WCDMA 장비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그동안 시장 개화를 애타게 기다려온 통신장비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향후 세계 이동통신시장에서 동기식 방식에 이어 비동기식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KT아이컴의 WCDMA 장비 도입은 경쟁업체인 SKIMT의 신규 투자를 자극해 침체에 빠진 통신장비시장의 경기회복을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 자금 여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신규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을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특히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은 2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 막대한 돈을 벌면서도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위한 신규투자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물론 SK텔레콤으로서는 지금도 이미 ‘한가위’처럼 풍요로운 결실의 시절을 보내고 있으므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3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투자가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통신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민과 통신장비업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IMT2000에 대한 투자는 지금부터라도 시작돼야 할 것이다.
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가 신규 투자에 인색하고 지금의 상황에 안주할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 국가라는 위상은 결코 유지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들에도 시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가 계속 달리기 위해서는 부단히 페달을 밟아야 하듯 우리나라의 통신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들의 지속적인 신규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KT아이컴의 이번 WCDMA 장비 구매가 통신사업자들의 바람직한 투자 확대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길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엔터프라이즈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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