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중심 대학은 대학이 직면한 당면과제입니다. 대학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배출하는 일뿐 아니라 생산적인 연구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한마디로 연구소가 제 역할을 찾아야 대학이 제대로 설 수 있고 고급 인력도 양성할 수 있습니다.”
이영무 한양대 교수는 “우수한 두뇌를 갖춘 연구 중심의 대학만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잘라말했다. 박막재료 분야가 전공인 이 교수는 지난해부터 과학기술 전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이공계 육성과 대학 발전을 위해 안팎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 학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대학 연구소는 기업과 대학을 연결해주는 징검다리와 마찬가지입니다. 교수부터 시작해서 석·박사 인원 등 대학의 핵심 인력이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공들여 연구한 성과가 기업으로 제대로 전수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 역시 허물어 질 수밖에 없습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교수는 대학 연구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관련 인프라는 취약하다고 아쉬움을 털어 놓는다.
“연구소의 운영방식은 기업경영에 비유하면 쉽게 말해 ‘독립채산제’ 방식입니다. 살림살이를 연구소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연구소 인력은 본연의 연구 업무 이외에 기업 영업과 같은 가욋일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연구소 인력 운영 면에서도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국가 전체에도 마이너스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연구소는 자치기구 성격이 강하다. 학교 지원이 전무해 인력 선출에서 연구 기자재 등 연구환경을 스스로 알아서 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런 체제에서는 연구소장이 기업에서 영업 상무와 같은 역할로 전락하고 만다. 뿐만 아니라 연구소와 연구소장의 경쟁력을 프로젝트 수주 규모로 평가하는 현실에서 연구과제나 고급 인력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최근 붐처럼 일고 있는 연구 중심 대학을 위해서는 이의 전초기지인 연구소가 올바로 서야 합니다. 연구인력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합니다. 연구소가 제 역할을 못하면 대학 역시 흔들리고 결국에는 국가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이 교수는 “선진국의 대학이 인정받는 것은 100년이라는 전통도 있지만 그 만큼 대학에 탄탄한 연구 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그럼에도 대학의 변신은 연구소와 연구인력에서 출발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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