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부정사용시 책임문제로 카드업계와 지불대행(PG)업계가 온라인 가맹점 약관개정 협상에 진통을 겪으면서 온라인 쇼핑몰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 쇼핑몰들은 결속을 통해 카드결제 자체를 거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와바컴·컴퓨존·아이코다·이지가이드·아이티컴퓨터·PR114·오아시스 등 용산을 무대로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 쇼핑몰업체들은 올들어서만 온라인 판매 후 뒤늦게 카드 부정사용으로 밝혀져 업체에 따라 1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보다 규모가 큰 유명 대형 쇼핑몰들의 경우에는 카드 부정사용에따른 피해규모가 수억원 이상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온라인 가맹점 약관개정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신용카드사들이 이미 지급한 판매대금을 회수해가거나 신규 판매대금 지급을 보류하면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와 PG업계는 이달 들어 협상을 통해 온라인 가맹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맹점이 카드사가 정한 방법으로 거래승인을 받을 경우 거래의 진위성 및 부정사용 여부 확인은 PG업체가 책임지도록 하는 데 합의했으나 PG업체의 하위동록업체 범위와 관련해 양측의 이해관계가 얽혀 여전히 협상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본지 8월 22일자 8면 참조
이처럼 쇼핑몰들이 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는 것은 카드사들이 오프라인방식 카드사용환경에 기초한 기존 약관을 비대면방식 온라인 환경에 그대로 적용, 가맹점들에 책임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지역 쇼핑몰들은 갈수록 피해가 늘어나자 최근 단체를 설립, 부정사용 피해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극심한 경쟁으로 수익이 박한 상황에서 카드 부정사용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쇼핑몰들은 현행 약관이 이른 시일내에 개정되지 않으면 카드결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는 강경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바컴의 관계자는 “정식 인증절차를 밟고 판매해도 부정사용 발생시 책임을 가맹점에 부과하는 현행 약관은 비대면거래로 이뤄지는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을 간과한 카드사 편의적인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또 “카드 분실·도난·위변조 등 비밀번호 유출에 따른 카드의 부정사용은 가맹점이 아닌 회원정보를 갖고 있고 거래를 승인한 카드사나 PG업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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