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반도체(ASIC)사업과 스토리지 제조·유통사업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업의 핵심인 인터페이스 기술을 바탕으로 스토리지 칩에서부터 시스템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임시주주총회에서 아라리온의 신임 대표로 선임된 박기순 사장(48)은 회사의 정체성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오너이자 대표인 정자춘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 차세대 기술개발과 상품기획, 국내외 마케팅 및 영업, 조직 개편 등을 총괄해야 할 박 사장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박 사장은 지난 3월 부사장에 내정된 지 5개월 만에 다시 대표이사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 사장이 외자 유치와 대외적인 업무만을 담당하기로 해 실질적인 살림은 모두 그에게 넘어가 사령탑이 된 것이다.
부사장으로 내정된 지난 3월 정 사장이 뇌물 공여죄로 구속되면서 전직(轉職)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텐데 주위의 만류를 뿌리친 박 사장. 그는 “회사의 미래 가치를 보고 결정했고 스스로 신뢰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요즘 박 사장은 아라리온 내에서 악역(?)을 맡고 있다. 회사개혁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 LSI로직의 디자인하우스 역할과 칩 유통 부문을 분리, 뮤텔로 이관시켰고 80여명이던 직원수도 60여명으로 줄였다. 연구소 조직도 상품 기획과 마케팅 지원 역할까지 담당하도록 업무를 조정했다.
벤처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 설정과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조직구조와 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박 사장. 현재 주력하고 있는 RAID컨트롤러를 기반으로 시리얼 ATA, 인피니밴드, 하이퍼트랜스포트 등 차세대 인터페이스칩 개발과 마케팅을 담당할 경력 직원들을 뽑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수출담당 임원과 LGIBM의 마케팅 본부장까지 역임했던 전력을 되살려 대만 등지의 수출은 직접 챙길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기술력이 포함된 ‘제품’과 대행유통하는 ‘상품’의 비율을 현재의 3대7에서 5대5로 바꾸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와 ASIC서비스의 매출도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록 자회사 출자관계로 부채비율이 300%가 넘고 주가가 저조한 상황이지만 지난 상반기 당기순익이 2억1000만원으로 흑자전환됐고 올해 주당 순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박사장은 “주주들이 믿고 기다려 준다면 아라리온의 가치를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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