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를 대표하는 전자기기 메이커들이 지난해 악몽을 딛고 다시 건재를 과시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의 일부인 4∼6월 9대 메이저 업체의 실적표가 나왔다. 표참조
우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당기손익이 크게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올 3월에 결산이 끝난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2000억∼4000억엔대 적자를 기록했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는 히타치, 마쓰시타, NEC, 도시바 등의 와신상담이 눈에 들어온다.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마쓰시타, 소니, 미쓰비시 등을 필두로 히타치, 도시바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회복 기미를 뚜렷이 보여줬다.
매출액은 전체적인 감소세. 9대 업체의 매출 합계는 10조2509억엔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 줄어들었다. 일본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출 증가는 좀처럼 이루기 힘든 희망사항인 셈이다. 그나마 4∼5월에 지속된 엔화 약세를 호제로 음향·영상기기 수출액이 늘어나고 5∼6월 2002한일 월드컵으로 영향으로 텔레비전 내수판매가 늘어나는데 힘입어 9.5% 매출이 증가한 샤프를 비롯해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산요 등 5개사가 매출이 늘었다.
이번 2분기 실적표만으로는 일본 전자기기 메이커의 건재 여부를 확인하고 어렵다. 이번 성적표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긴 하지만 올 하반기에도 이같은 회복세가 계속될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침체라는 악재와 엔화강세라는 돌발변수가 일본 전자기기 메이커에 내려놓기 힘든 짐이 될 전망이다.
실제 4∼6월기에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소니, 후지쯔가 올 하반기 매출예상을 하향수정하고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는 실적 예상치를 변경하지 않았다. 단지 마쓰시타만이 올 하반기 매출 예상을 상향수정했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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