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을 모방한 프린터용 잉크카트리지가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 프린터 회사 소모품 담당자도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가격도 정품과 같아 소비자는 물론 관련업계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프린터 업체들은 비정품을 사용하다 고장이 발생하면 무상 수리를 해주지 않는 AS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정품잉크로 믿고 구입한 소비자의 피해는 더울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잉크카트리지 등의 소모품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프린터 회사의 이익 감소는 물론 모조품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다.
실제로 전자집단상가내 한 판매상인이 잉크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에게 “본사가 관리하는 해외 공장에서 나온 물건”이라고 첫마디를 꺼냈지만 좀 더 싼 정품을 찾는다는 말에 “실제로는 중국 등에서 잉크를 주입해 만든 것들이다. 가격을 고려한다면 국산 리필잉크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인결과 각 프린터 업체는 현재 리필잉크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정품을 모방한 잉크카트리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처럼 심각하진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 잉크젯 프린터 회사의 경우 소모품 수익이 줄어든 이유를 분석했더니 모조잉크로 발생한 부분이 예상 외로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각 프린터 회사는 현재 별도의 법률팀 등을 구성해 검찰, 경찰 등과 단속을 벌이지만 어려움이 많다. 모조품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위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람에게는 300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도 실시중이나 모조품 제작, 유통업체가 점조직으로 돼 있고 대응도 민첩해 검거가 어렵다고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중국 등에서 생산된 모조 잉크카트리지가 국내에 유입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심지어 모조잉크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품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는 모 업체의 경우 이 정품 스티커마저 복사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이 회사는 위조 정품 스티커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재차 알리고 있지만 소비자가 실제 구입 현장에서 이 방법을 따를지도 의문이다. 다른 업체도 정품 스티커의 부착을 최근 실시했지만 이러한 관련업계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접지 못하고 있다.
프린터 업계는 모조품 생산업자 검거 이전에 소비자가 정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칫 정품잉크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처럼 오해받을 여지도 있지만 정품 구매 의사가 있는 수요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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