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켄터키대학 로봇공학센터 첨단모형 제작기술 `각광`

파이어니어 플라스틱스의 댄 아빈 사장은 피자헛이 복잡한 새 피자 크러스트용 틀을 주문했을 때 제품을 빨리 전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회사의 딕슨 공장 엔지니어들은 이 ‘트위스티드 크러스트’ 설계도를 만든 뒤 이를 켄터기대학 로봇공학센터 금속시제품 실험실로 보냈다.




 이 센터의 제품개발팀은 수시간 만에 빛에 민감한 특수 플라스틱으로 3차원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되는 자외선 레이저빔 원리를 응용한 초고속 입체석판기계로 정확한 틀 모형을 제작했다. 아빈 사장은 현장에서 시험하기 위해 댈러스 소재 피자헛 본사로 이 모형을 곧바로 보냈다.




 아빈 사장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비용이 덜 드는 제조공정이나 신제품을 개발할 때 이 로봇공학센터에 급하게 달려가 도움을 청하는 사업가 중 한 사람이다.




 지난 86년 켄터키 공대 내에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이 센터에는 모두 교수 신분인 7명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인간공학과 용접, 컴퓨터 등 전공 분야도 다양하다. 이 센터에는 연구 과정의 일환으로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수십명의 공학도들도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센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급속시제품실험실이다. 90년 설립된 이 실험실은 간단한 설계도만으로 정교한 신제품 시험 및 개발 모형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실험실이 제작한 모형에는 식기세척기 날개와 쇄빙기, 힙 조인트, 엔진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모형 제작 절차는 기업들이 컴퓨터 제어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e메일로 도면을 보내면, 이 실험실에서 컴퓨터 모형을 사람의 머리카락만큼 얇게 단면 절개해주는 특수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파일을 작성해 이 데이터를 입체석면기계로 전송한다. 그러면 이 기계가 한겹 한겹 모형을 만들게 된다.




 이 실험실 로빈슨 실장은 “이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기업들이 도면이나 청사진을 목재, 금속, 플라스틱을 이용해 모형을 손으로 만드는 업체에 주문했었다”며 “이로 인해 모형 제작에 수일에서 수주, 심지어는 수년이 걸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로빈슨 실장은 “과거 수주나 수개월 걸렸을 모형 제작을 대부분 몇 시간이면 끝내 하루만에 보내준다”면서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급속시제품실험실내의 기기는 값이 비싸 기업들이 따로 장만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켄터키대학 실험실의 입체석판기계도 가격이 50만달러나 나간다. 이 실험실은 최근 미시간주립대학 인류학자들과 공동으로 입체석판기계를 혁신적으로 활용한 업적을 인정받아 이 기계 제작사인 캘리포니아의 3D시스템스로부터 ‘우수상’을 받았다.




 인류학자들이 발굴 도중 미대륙 원주민 유골을 발견했지만, 미 연방법에 따라 유골을 발굴할 수 없게 되자 유골을 스캔해 보내 실험실 직원들이 정확한 모형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실험실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데, 특히 의료계가 큰 고객이다.




 성형외과 의사인 데이비드 컨은 최근 환자가 호흡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개발한 뒤 급속시제품실험실에 도움을 청했다. ‘굴레’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환자의 코에 삽입되는 튜브를 고정하기 위해 고안됐다. 급식이나 호흡 등에 사용되는 이 튜브는 현재 테이프으로 고정하도록 돼 있지만, 환자가 움직이면 빠지거나 너무 빡빡하게 삽입돼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현재 임상실험 중이라 내년에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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