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전망(2)-컴퓨터 (사진있음. 사진은 Y방/6일자/컴퓨터.세계 컴퓨터시장이 계속된 세계경기의 위축으로 내년에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의 한 PC방 모습.
지난 6월 4일, 세계 IT인의 눈은 보스턴으로 쏠렸다. 컴팩컴퓨터와 한몸을 이룬 휴렛패커드(HP)가 합병후 처음으로 애널리스트와 만남을 가지며 통합HP의 미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날 애널리스트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은 것은 세계 IT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거물 중 하나인 칼리 피오리나 HP 최고경영자가 던진 세계 IT경기 전망이었다. 사실 올초만해도 작년의 혹독한 불황에 큰 홍역을 겪은 세계 컴퓨터 업체들은 “올해는 좀 나아지겠지…”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갖었었다. 여기에는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 등이 “세계 IT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되면서 컴퓨터 경기도 덩달아 살아날 것”이라는 보고서 등이 한몫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뿐 아니라 유명 CEO들과 애널리스트 등 경제전문가들도 “하반기부터는 세계 IT경기가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막상 한해의 절반을 달려온 지금, 세계 IT경기는 세계경기 회복 지연이라는 유탄에 여전히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IT경기가 꽃피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도 쏙 들어가고 대신 “내년부터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피오리나도 6월 4일 가진 애널리스트들과의 만남에서 “올해는 힘들고 내년부터 IT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세계경기가 힘을 못쓰면서 좀처럼 불황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자연스레 기업들의 전산투자도 보수적으로 회귀, 컴퓨터업체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난 1분기 327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세계 PC시장은 아직 공식적인 집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이는데 IDC는 “IT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본격적 투자 없이는 세계 PC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언급하며 “새 학기와 크리스마스 등 비록 하반기에 연중 최대 특수가 몰려 있지만 상반기 전망과 달리 하반기 세계 PC 판매도 큰 활성화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가트너의 IT서비스 그룹 최고 애널리스트 벤 프링은 “세계 PC시장이 15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작년과 같은 불황이 올해 다시 찾아 오지는 않겠지만 소비자들이 PC를 구매할 대형 호재가 없어 작년보다 5% 이상의 성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IT시장에서 총아로 부상하고 있는 컴퓨터 서비스 분야도 올해 작년보다 2∼4%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서버 시장과 관련해 IDC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겠지만 올해 세계 서버시장이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1∼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은 “하반기에는 인텔의 새로운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2가 나오는 등 상반기보다 호재가 있지만 판매량의 급격한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IDC는 세계 서버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여러가지 있다고 전제하며 특히 이 시장은 일반 경기와 비슷한 성장 곡선을 가지고 있어 세계 경제 회복이 가장 큰 성장 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시장조사기관은 세계 각국 정부와 대형 은행 그리고 대기업들이 상반기에 잇달아 리눅스 서버를 도입한 것을 강조하며 하반기에도 리눅스 서버 바람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PC분야 유명한 애널리스트인 네프는 “인텔의 새 64비트 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2를 내장한 서버인 아이테니엄2 서버가 하반기에 얼마나 선전할지가 주목거리”라고 밝혔다. 한편 한창 닷컴이 성가를 높일 때 덩달아 호황을 구가하던 스토리지의 경우 기업의 전산비용이 줄어들면서 역시 타격을 받고 있는데 하반기에도 큰 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소프트웨어의 경우 기업의 전산비용을 줄여주는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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