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사장(42). 그는 이른바 ‘투사’ 출신이다.
그에게는 언제나 투쟁해야 할 대상이 존재했고 쟁취할 목표가 뚜렷이 있었다.
대학시절인 80년대에는 격변의 역사현장을 누비며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한편으로는 약자에게 불평등한 사회적인 부조리에 대항해 왔다.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본격적으로 전공하면서 약자로서의 여성성에 대해 인식한 이후에는 여성신문사 편집국장을 맡아 지난 11년 동안 여성을 억압하는 차별에 맞서 여론을 이끌어 왔다.
“당시에는 눈에 보이는 불합리나 제도적인 모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운동이 제도적인 차별에 대항하기보다는 여성 스스로 사회 참여를 이끌어내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하는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 때 김효선 사장은 다시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사회에 맞서 싸우고 여성이 넘어야 할 장벽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투사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여성에게 부족한 제도적인 장치를 이끌어내는 모사가 되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가 공동대표를 맡은 비즈우먼은 여성부가 추진하는 ‘사이버 멘토링 사업’ 용역을 맡은 동시에 여성부가 운영하는 여성전문 인터넷사이트 위민넷(Women-net)의 실질적인 콘텐츠 제공자(프로바이더)다.
“위민넷은 여성을 위한 공익사이트를 표방하며 여성의 정보화 역량을 제고하고 여성정책의 온라인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여성부 출범과 동시에 여성을 위한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와 사회적인 요구가 바탕이 됐습니다.”
김 사장과 비즈우먼은 위민넷의 일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역할모델을 제공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여성들이 겪는 심리적·사회적·정서적 문제에 대해 경험자들이 조언이나 지속적인 지지체계를 마련해 주는 이른바 사이버 멘토링 사업을 맡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여성활동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여성의 성공과정에서 가장 취약점이었던 네트워크를 보강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 사이버 멘토링의 취지입니다.”
김효선 사장은 사이버 멘토링 사업을 여성간의 새로운 의사소통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개척자로서의 사명감과 실험정신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힘이 됐던 것은 여성을 사회적인 자산으로 인식하는 선이해를 가진 남성 전문인력이었다는 김 사장은 여성 교육 프로그램 이후에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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