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시스템집적반도체개발사업(시스템IC 2010)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이는 디지털TV와 네트워크정보기기(NIA)용 시스템온칩(SoC)을 비롯, 나노 반도체 공정 및 차세대 장비·재료 개발 등 D램 이후 한국 반도체산업계의 ‘먹거리’를 찾았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시스템IC 2010은 국내 반도체산업이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학·연이 공동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 추진하는 대형 국책사업. 2010년까지 13년 동안 정부와 민간이 총 8224억원을 투입하고 내년부터는 2단계 사업이 시작된다.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반도체연구조합과 시스템집적반도체개발사업단(단장 김형준)은 최근 공청회를 갖고 내년부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계획을 밝혔다. 2단계 사업은 1단계 기초기술 개발 및 인프라에서 나아가 상용화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선택과 집중’한다는 계획 아래 △설계기술 △차세대 나노 반도체 공정 △장비·재료 등 크게 세가지 분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설계기술 분야에서 선정된 디지털TV, NIA 통신시스템용 SoC에 디지털미디어, 디스플레이, 저전력 아날로그 SoC와 차세대 무선 칩, 초고주파·저전력 칩 등이 포함돼 있어 반도체뿐만 아니라 가전·통신 등 산업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초미세화되는 공정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정된 차세대 나노 반도체 공정기술 분야에서는 고유전체금속산화물과 구리전도체 공정 개발, 그리고 신구조 메모리로 128M Fe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장비·재료 기술개발 분야에서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는 박막증착장비·식각장비 외에 극자외선(DUV) 포토레지스트와 저유전물질, 특수기판(SOI, SiC) 등 시장독점이 가능한 신재료 2∼3개를 확보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2단계 사업계획에는 SoC 설계 및 검증에 필요한 도구를 개발하고 반도체 지적재산(IP) 유통센터를 만들어 전문가그룹을 육성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는 IP 확보와 상향식 과제에 주력하던 1단계 사업을 확대해 재정과 역량을 집중할 테마를 선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사업의 성격은 자칫 대기업 중심으로 편중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한 반도체 설계업체 사장은 “디지털TV나 NIA 용 SoC, 차세대 핵심소재 등은 대기업에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중인 제품으로 중소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업단은 자체 선정한 하향식 과제 외에 중소기업이 응모할 수 있는 상향식 과제가 예산의 60%를 차지, 양방향으로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128M Fe램 등 특정 대기업이 개발중인 제품도 포함돼 있어 사업계획이 최종 확정되는 내년 1월까지 중소기업 참여 기회 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시스템IC 2010 2단계 추진방향(2003∼200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