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정보처리 메커니즘을 응용한 시스템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서울대·숭실대 등 연구원과 대학이 최근 음성·시각·추론·행동 등 인간의 지적기능을 기계적으로 구현한 지능형 시스템 및 응용기술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뇌 정보처리기술의 궁극적 목표인 지능형 시스템 개발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런 연구개발은 컴퓨터 관련 연구자뿐만 아니라 뇌의학자와 심리학자 등 인문·의료·전자 등 전분야에 걸친 연구자들이 참여해 실질적인 기술융합을 이뤄나가고 있다.
지난해 인간의 뇌파로 작동하는 컴퓨터 개발 과제를 시작한 ETRI의 인체정보처리팀(팀장 류창수 박사)은 1차로 내년 상반기까지 뇌파 분별 알고리듬과 뇌파 데이터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또 하반기부터 뇌파를 포착할 수 있는 헤드기어와 프로그램 등의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류창수 팀장은 “이 시스템이 더욱 보완·발전될 경우 미래에는 타이핑 없이 워드프로세싱이 가능하며 전신불수인 장애자도 아무런 제약없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팀은 사람의 신경회로망을 모델로 한 보안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패스워드를 치는 속도를 인지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조 교수팀은 최근 이론연구를 완료한 상태며, 곧 실용화 시스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숭실대 컴퓨터공학과 김명원 교수팀도 시청각 정보를 종합해 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과정을 수행하는 인지추론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등 현재 국내에는 약 70명의 연구자가 뇌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응용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AIST 뇌과학연구센터(소장 이수영)는 최근 양쪽 귀에 들어오는 신호의 도달시간과 세기의 차이로 잡음을 걸러내는 인간의 청각시스템을 응용, 음원의 방향을 탐지하고 잡음을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이에 앞서 연세대 심리학과 정찬섭 교수팀은 사람의 망막과 뇌에서 시각 정보가 처리되는 원리를 이용해 조명이 달라져도 물체의 고유한 색을 인식 또는 복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KAIST 이수영 교수는 “이런 연구는 결국 궁극적으로 인간을 돕는 사이보그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사이보그의 등장에 앞서 5년 후에는 단순한 단계의 자동운전시스템·가정교사·대화로봇 등의 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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