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와 패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TV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 등 온라인쇼핑업체의 주력상품으로 부상했다.
패션 PB는 홈쇼핑의 대표품목 가운데 하나인 가전이나 컴퓨터 등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는 비슷하지만 수익률이 월등히 높아 인기상품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실제로 가전 등 전자제품의 이익은 5∼7%에 그치는 데 반해 이들 패션은 15∼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G홈쇼핑·CJ39쇼핑·SK디투디·하프클럽닷컴·인터파크 등은 매출은 전자제품과 일반상품에서 올리고, 수익은 패션 PB 상품에서 거두는 ‘양다리’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패션 PB 열풍=하프클럽닷컴은 최근 온라인 자체브랜드로 여성 캐주얼 ‘N.N.D’를 런칭했다. 10대 후반과 20대 중반 여성을 겨냥해 선보인 N.N.D에서 하프클럽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인터파크도 쇼핑몰 개설 이후 첫 패션 브랜드 ‘아이진’을 선보였다. 오프라인 브랜드 제품에 비해 70∼80% 정도 가격을 낮춘 아이진을 통해 인터파크는 그동안 다소 취약했던 패션 분야를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SK디투디 역시 ‘엠버’라는 패션 PB 상품을 개발하고 20대와 30대 여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TV홈쇼핑 업체 역시 패션 브랜드가 전략 품목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LG홈쇼핑은 유명 디자이너 앙드레김과 ‘엔카르타’라는 란제리 브랜드를 선보인데 이어 서울패션아티스트협회와 공동으로 ‘SFAA’를 개발, 방영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미 ‘NY212’ ‘젬아트클래식’ ‘이다’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갖고 있는 CJ39쇼핑도 남성복 디자이너 장광효씨와 공동으로 남성 캐주얼 의류 브랜드 ‘카루’를 출시하고 패션 전 분야에 걸친 라인업을 갖췄다.
◇이유와 배경=이처럼 온라인 쇼핑업체가 패션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업체의 패션 분야 매출 비중은 평균 20% 이상이며 수익률 역시 15∼20%에 달해 다른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진 폭이 크다. 다른 상품은 원가 개념이 분명한 데 비해 패션과 의류는 원가보다는 브랜드를 통해 값어치가 매겨져 그만큼 수익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홈쇼핑에서 절대적인 ‘바잉파워’를 가진 여성 고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차별화된 PB 상품으로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 고가 브랜드를 찾는 고객은 최근 급속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가전의 잠재 고객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망=온라인 쇼핑업체 효자품목으로 패션 PB 상품의 지위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홈쇼핑 업체의 요구도 있지만 디자이너 등 패션 분야 전문가 역시 온라인 쇼핑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춰 패션 PB 상품도 점차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류 전체를 포괄하는 브랜드보다는 10대와 20대·30대 등 세대별로 혹은 여성·남성·직장인별로 차별화된 PB 상품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전체 품목 중에서 의류의 반품이 가장 높은 점은 온라인 쇼핑에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라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는 기존의 최대 매출 품목인 전자제품이 보다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온라인 쇼핑 패션·의류 PB상품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