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기술을 주로 지향해오던 반도체 산업이 환경 친화기술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뉴스팩터에 따르면 범대학연합체인 ‘환경 친화 반도체제조를 위한 공학연구센터(ERCEBSM)’가 ‘가스위상(gas-phase) 공정’ 등과 같이 칩 제조과정에서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여주는 환경친화적인 반도체 제조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대 화학 및 환경 공학 조교수이며 ERCEBSM에 소속된 앤터니 머스캣이 개발하고 있는 가스위상 공정은 반도체 세척에 필요한 용액의 사용을 대폭 줄여주는 기술이다. 현재 반도체는 제조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진공 격실과 격실 사이로 옮겨져 용액으로 새척되며 식각과 증착 단계에서는 가스를 사용해 불순물이 제거된다. 그러나 머스캣의 새척기술은 반도체를 반응기에서 제거할 필요가 없어 반도체가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공정 속도가 빨라진다.
이에 대해 머스캣은 “이같은 접근방식은 오염물질을 줄여줄 뿐 아니라 반도체를 헹구는 데 필요한 물 사용량도 줄여준다”고 밝혔다.
머스캣은 이밖에 칩 표면을 새척하는 데 초임계 탄소이산화물을 사용하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다. 이 물질은 가스와 액체 중간의 밀도를 가지면서도 용해와 확산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머스캣은 “반도체 새척 방식의 진보는 작은 것 같지만 자원 절약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라며 “반도체 과정 중 25%는 새척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넬대 재료과학과 학과장인 크리스 오버는 같은 초임계 탄소이산화물을 이용한 “건조 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식각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제를 고압가스로 대체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버는 “(이 기술이) 액체 몇 갤런 대신 몇 온스의 초임계 CO2와 마른 쓰레기를 만들어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트랜지스터를 소형화하고 속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ECEBSM은 기업들이 마이크로칩을 제조하는 철학을 바꾸도록 만들고 있다”며 “컴퓨터 산업은 보다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할 입장에 처했으며 현재의 연구개발활동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캣은 새척 이외의 과정에서도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칩내의 인접한 동선(copper wire)의 단락을 막아주는 금속 질화물 장벽 필름을 실험하고 있다. 기존의 고립물질은 반도체 내에서 동선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데 비해 금속 질화물은 공간을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머스캣은 “7∼12단계에 이르는 반도체 제조단계마다 배선이 이뤄지는데 질화물 장벽 필름은 각 단계에서 손쉽게 반복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6년 설립된 ECEBSM은 현재 애리조나대를 비롯해 MIT, 스탠퍼드대, UC버클리대, 애리조나주립대, 코넬대, 메릴랜드대, MIT링컨연구소 등이 참여하고 있다.
머스캣은 “우리는 진보한 제조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학도들이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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