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자레인지 수출 늘리기 `다각적 전략` 고심

 국내 주요 전자레인지 제조업체들이 지난 3년 이상 이어진 세계시장의 성장세 둔화, 가격하락세 등에 따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9일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관련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자레인지 시장의 55%를 점한 이들 업체는 세계시장에서 해마다 마진율이 하락하고 3% 내외의 낮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고급화, 품질차별화, 독자 브랜드 수출비중 확대 등을 통한 영업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이들 3사가 전망하는 올 세계 전자레인지 시장규모는 4000만대이며 대수기준으로 볼 때 삼성전자가 25%, LG전자가 15%, 대우전자가 10% 등 지난해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전자레인지 제조업체들은 매년 10∼15% 수준의 판매가격 하락세를 겪으면서 지난해부터 일본 ·유럽업체 중심으로 잇따라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후발주자인 중국의 갈란츠사가 저가를 무기로 급속히 추격해 오고 있어 보급형 중심의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고부가화를 통한 영업차별화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최근 200달러 이상의 고급 제품 모델을 중심으로 마케팅전략을 변경하는 한편, 50L 이상 대용량 제품, 1000달러 이상의 고급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여나가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들어 1000달러 이상에 공급되는 OTR(Over The Range) 제품을 내놓고 미국의 빌트인시장 공략을 모색하고 있다. 또 GE 등에 공급하는 OEM 제품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한편 자가 브랜드 비중을 높이면서 고급화와 함께 이익률 높이기에 나섰다. 또 유럽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볼보사에 자체 개발한 트럭용 전자레인지 5000대를 공급키로 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중국공장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멕시코와 브라질 중심의 중남미 시장에서 현지 음식문화를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미국시장에서 고급제품 중심의 제품을 출시하며 자가브랜드를 통해 제품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도 서유럽 위주의 시장수요가 포화단계라고 보고 신규시장으로 등장한 동유럽·러시아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럽 각국의 언어로 요리방법을 표시해주는 모델을 내세워 신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의 전자레인지 수요처인 미국시장에서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보급형 제품공급보다는 200달러 이상의 고급품을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의 송한림 상품기획부장은 “업계의 노력은 세계 전자레인지 시장이 낮은 성장률과 가격하락으로 3∼5년 이상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데 따른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최근 우리 업체들의 다양한 설계 및 외양 디자인 고급화는 이러한 위기감 극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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