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를 이끌고 있는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의 지도력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MS의 기관투자가 말을 인용, “발머의 타이트한 통제력이 MS의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머의 통제력이 강화되면서 MS를 떠나는 고위 경영인들도 줄줄이 생기고 있다. 며칠전(24일)에는 MS가 사운을 걸고 추진하는 첨단게임기 ‘X박스’를 개발한 블랙리 최고기술자가 전격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20일 정도 앞서 벨루조 사장이 내달부터 퇴임한다고 역시 전격 발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올 3월초에는 MS의 기업 이미지 홍보 대사였던 린다 스톤 부사장이 MS와 아듀를 선언했다. 또 작년 7월에는 MS의 무선(와이어리스) 부문을 책임지고 있던 폴 그로스가 MS와 이별을 고했다. 발머는 적자로 고전하던 인터넷서비스 그룹에 대해 본인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치를 작년 11월 내리기도 했다.
연초에 비해 MS 주가는 15%나 하락한 상태인데 기관투자가들은 발머의 장악력 강화가 MS가 앞으로 고속성장을 하는 데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MS의 직원수가 두배로 늘어나 발머가 막강한 보좌진 없이 MS를 잘 다스리기에는 무리라고 언급하고 있다. MS의 주식 20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는 맥애덤스라이트레이건의 CEO 스콧 맥아담스는 “MS는 아직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뗀 뒤 “MS는 5만명의 인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직 관리는 마치 신생업체 같다”고 꼬집고 있다. 최근 발표한 2001년 3분기 실적에서도 MS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못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는데 MS 주가는 소프트웨어의 수요 부진과 X박스, MSN(인터넷 서비스), TV 소프트웨어 등 다른 분야의 사업 부진 전망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MS가 오는 7월부터 시작하는 2002년 회계 실적도 당초 전망보다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올해 46세의 발머는 아직 이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발머 자신은 MS의 보통주 2억3550만주(전체의 약 4.3%)를 가진 대주주인데 1980년이래 MS에서 20여년간이나 근무한 베테랑이다. 한편 MS는 최근 조직을 재편, 7개의 주요 비즈니스그룹 대표들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는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발머가 장악력을 느슨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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