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MOU 체결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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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5개월여간의 줄다리기 끝에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음으로써 일단 ‘매각’이라는 큰 틀에 합의했다.

 이처럼 양사가 지지부진하던 협상을 ‘매각’으로 급선회한 것은 더이상 협상을 늦출 수는 없다는 대내외적 위기감과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양사 모두 삼성전자의 300㎜ 설비투자 확대 등 경쟁사들의 공격적 움직임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데다 협상을 계속 끌다가 차세대 투자를 놓치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적으로는 마이크론 이사회 및 주주의 조기타결을 종용했고 하이닉스에는 부실기업을 조기 처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김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의 이번 조건부 MOU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우리측이 MOU 체결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당한 양보를 했음이 여실히 드러나 이후 본계약까지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MOU 조건 어떻게 변했나=당초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매각대금이 주식수확정방식으로 대금지급방식이 바뀌면서 총 1억860만주(현 시가 32억달러)와 하이닉스 잔존법인 2억달러 투자, 총 34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를 봤다.

 이는 MOU 체결후 10일 종가 평균치를 주가산정 기준으로 했던 기존 조건과는 달리 주식수를 미리 확정해 지급하기로 함으로써 주당 가격을 35달러에 맞춰준 것이다. 현재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29.5달러였고 이에 마이크론은 이날 MOU 체결을 발표하면서 34억달러에 하이닉스 메모리사업을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에 지급할 15억달러의 신규대출도 본사 보증없이 대출하기로 했다. 이율은 평균 리보+2%에 지급하는 데 동의했고 지급액도 3억달러(최고한도 5%), 8억달러(최고한도 6%), 4억달러(최고한도 없음)으로 나눠 이율의 최고한도를 정해 마이크론의 입장을 들어줬다.

 이밖에 하이닉스 잔존법인에는 2억달러를 투자, 지분 15%를 가져가기로 했다.

 ◇남은 절차와 과제=그러나 양사의 이번 합의는 조건부라는 명제가 들어있다. 일단 이달말까지 채권단협의회와 양사 이사회를 거쳐 이번 MOU 내용 조건에 합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또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뒤에도 최종 타결을 위해서는 본계약과 미국·유럽의 반독점기구 승인, 하이닉스 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한다.

 일단 채권단과 하이닉스 이사회는 이주중 회의를 열어 이같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세부 사항에 대해 투신권 등 채권단협의회 참석자들이 확인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욱이 하이닉스반도체 노조가 이번 MOU안에 대해 반대성명을 23일 발표할 예정이어서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돼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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