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명 백화점의 PC판매점 90% 이상이 불법으로 복제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PC에 끼워 판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특히 이들 PC 판매점 가운데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 대리점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한국산업재산권보호협회(회장 한정광)는 한빛소프트, 위자드소프트, EA코리아 등 국내 게임 유통업체 3사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1개월간 전국 유명 백화점 PC판매점 58곳에 대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물 실태에 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91%에 해당하는 53곳이 불법 복제 게임을 PC에 끼워판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협회는 조사대상 백화점 58곳 가운데 3곳에는 PC대여점이 입점하지 않은 상태라 PC대여점이 있는 55곳 가운데 95%에 달하는 53곳이 불법 게임을 유통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불법 복제 게임을 유통한 PC판매점 53곳은 삼성, 삼보, LGIBM 등 대기업 산하 대리점들인 것으로 나타나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대리점별로는 삼성전자의 PC를 판매하고 있는 대리점이 24개로 가장 많이 적발됐으며 이중 삼성전자 대리점이 13개, 삼성리빙플라자 직영점이 1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보컴퓨터 판매 대리점은 직영매장 4곳을 포함 15곳이었으며 LGIBM의 대리점이 11곳, 휴렛팩커드 대리점 2개, 현대멀티캡 대리점 1개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빛소프트, 위자드소프트, EA코리아 등 게임업체들은 해당 백화점 및 컴퓨터 판매업체에 끼워팔기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서울지방 검찰청 및 지방 검찰청에 저작권 위반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특히 이들 게임업체는 삼성 등 대기업 계열 PC판매점 및 직영점이 불법 복제 게임을 유통한 것과 관련, PC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대기업의 묵인하에 조직적으로 이같은 불법행위가 자행됐을 수도 있다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대해 해당 대기업이나 백화점측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항”이라며 “PC판매점 업주들이 자신들과 상의없이 자의적으로 한 행위”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롯데, 신세계, 현대, 뉴코아, 미도파, LG백화점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대형 백화점과 서울 및 지방 전문 백화점 등으로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게임유통 3사가 판권을 갖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등 PC게임 10여종의 불법 복제 유통 실태에 대해 조사됐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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