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기업이 일본내 현지법인 없이 보수적으로 유명한 일본시장에 안착,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지법인을 세우고도 통상 2∼3년간 시장 개척에 고전하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일본시장에서 대리판매 형식만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예다.
콘텐츠 보안업체인 실트로닉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스미토모상사와 대리판매 계약을 맺고 워터마킹 솔루션 판매에 나선 이후, 엑센추어, 소프트뱅크, NTT-IT, 도시바 등과도 콘텐츠 보안 솔루션 관련 파트너십을 형성해 일본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특히 최근 도쿄에서 열린 코닥의 ‘이레볼루션 2002(eRevolution 2002)’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된 실트로닉의 문서 워터마킹기술인 ‘매지체크 다큐(MagiCheck Docu)’ 기술 발표장에는 많은 일본내 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 벤처기업의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해주었다.
또한 이 행사를 주최한 코닥은 자사가 채택하고 있는 실트로닉의 워터마킹 기술을 전시회장에서 직접 선보이며 이 회사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과시했다.
코닥의 한 관계자는 “코닥의 스캐너 관련 솔루션에 실트로닉의 문서 워터마킹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보안기능이 강화돼 코닥 스캐너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이분화된 두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통합하는 방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트로닉이 취하고 있는 일본 진출 전략은 현지 솔루션 관련 유력업체와 제휴관계를 맺고 이들 회사가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파트너로 참가,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 솔루션 구매시 개발·판매 업체와의 신뢰관계를 우선시하는 일본시장 풍토에서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에서 앞선 파트너 회사를 이용해 시장 침투에 성공한 것이다.
실트로닉은 지난해 스미토모상사를 통해 코닥을 포함한 일본업체에 보안 관련 솔루션을 판매, 14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한국내 매출 8억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이 회사는 올해에는 3년간 2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지후현의 전자정부 구축사업에 엑센추어재팬과 함께 참여하고 NHK의 디지털 콘텐츠에 워터마킹 기술을 적용하는 등 큰 규모의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또한 일본내 출판·인쇄업체들과 사진 등 디지털콘텐츠의 보안 솔루션 제공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시바와 함께 기술 표준을 위한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일본내 대형 IT업체인 A사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을 포함한 디지털콘텐츠 보안 솔루션 개발 및 판매에 관한 제휴를 추진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트로닉은 올해 일본내 매출 목표를 국내 매출목표인 30억원보다 많은 40억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코닥의 ‘이레볼루션 2002’ 참석차 도쿄에 온 김주현 사장은 “국내 기업의 경우 일본내 수요층 파악 및 현지화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일본쪽 업체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극복해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실트로닉은 현재의 일본 마케팅 전략을 유지하면서 올 하반기께 도쿄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6월 현지법인을 세우며 일본에 진출한 콘텐츠 보안업체인 마크애니는 지난해 1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올해 1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우는 등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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