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올해 연구원 성과급(인센티브)의 지급을 유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출연연에 따르면 ETRI는 연구원 전체의 초과수입액이나 예산절감액 등을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으나 기획예산처의 지침에 따라 올해 우선적으로 퇴직충담금 적립에 수익금 전액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원은 “지난해 받은 CDMA기술료 분배금 가운데 1003억원을 원천기술개발 준비금으로 적립하고도 286억원의 연구환경 개선 및 인센티브 재원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말에는 이 분배금의 8개월치 이자에 해당하는 28억6000만원을 참여연구원과 지원부서에 지급했기 때문에 286억원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대입 준비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과도 맞물려 있는 대표적인 과학기술자의 기를 꺾는 사례”라며 “침잠된 연구 분위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인센티브 지급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ETRI 측은 지난해 3월 받은 CDMA 기술료 분배금 1289억원 가운데 일부를 행정직에게까지 인센티브로 지급했다가 기술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만 해당된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올해 성과급 지급은 곤란하다고 밝히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퀄컴으로부터 받은 CDMA기술료 분배금 가운데 120억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며 “하드웨어에 관심을 갖고 ETRI의 규모를 키우는 데 치중하는 소신경영도 좋지만 연구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단합을 도모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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