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시리얼ATA

 무한의 속도와 최상의 용량을 가진 HDD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HDD 하나만 놓고 보면 최고의 제품이다. 그러나 잘난 사람 하나로 세상이 돌아가는 게 아니듯 ‘잘난’ HDD만으로 최상의 컴퓨팅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HDD와 주변장치를 원활하게 연결해주지 못할 경우 이런 고성능의 제품은 ‘빛 좋은 개살구’일 따름이다. HDD와 주변장치의 원활한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 즉 최고의 성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최적의 데이터 전송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인터페이스의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차세대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주목받고 것이 시리얼ATA(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다. 인텔·시게이트·IBM·델·어댑텍 등 70여개의 업체가 모여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SATA를 채택하겠다고 합의하고 기술 표준을 완성, 2002년 상반기에는 1세대를 상용화하겠다는 것.

 이들 계획에 따르면 1세대에서 150Mbps의 속도가 구현되고 2세대에 이르면 300Mbps, 2007년쯤 소개될 것으로 보이는 3세대 방식은 600Mbps까지 가능하다. 이에 반해 현재 HDD 인터페이스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병렬ATA100 방식은 100Mbps의 속도에 머물고 있다.

 SATA의 장점은 빨라진 속도만이 아니다. 우선은 넓고 납작한 케이블이 둥글고 가는 것으로 교체되면서 컴퓨터 내부 여유공간을 넓혀 냉각을 위한 공기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이는 바로 컴퓨터의 내부 온도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이블이 작아지기 때문에 PC를 작게 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주목받고 있다. 드라이브 하나에 케이블 하나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드라이브간 간격이나 방향 때문에 케이블을 복잡하게 꼬아야 했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PC를 조립할 때 간편한 작업 수행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SATA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지는 것이 기존의 병렬ATA용으로 제작된 운용체계·각종 소프트웨어들과 아무런 무리없이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DOS 체제에서도 SATA가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다고 장담하는 사람들도 있다.

 SATA가 나오기 전 현재의 ATA100이 데이터 전송에서 병목현상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고 이는 맥스터가 ATA100보다 향상된 133Mbps의 속도를 구현하는 ATA133을 채택한 제품을 출시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한동안 ATA133과 SATA를 둘러싼 논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차세대 인터페이스의 대세는 분명 SATA다.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잇따라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SATA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시연을 펼쳤다. ATA133 제품을 시중에 출시하고 있는 맥스터조차도 SATA를 차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며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업계는 SATA를 채택한 HDD가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세를 이루는 것은 조금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 간격은 SATA를 지원하는 칩세트를 채택한 주기판의 출시가 늦어지는 데서 비롯된다. 현재의 주기판 구조로는 진정한 SATA의 면모를 체감할 수 없기 때문에 주류로 자리잡는 데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현재는 SATA를 제대로 지원하는 주기판 칩세트가 개발되기만을 기다리며 모든 제조업체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강구열기자 riva910@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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