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컴퓨터 수출 성장세 유지해야

 오랫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오던 컴퓨터 수출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자부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컴퓨터 수출액이 모두 11억달러어치로 전년 같은 달 10억4000만달러보다 5.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성장률은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0% 이상 성장해오던 컴퓨터 성장률과 비교하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동안 우리나라 컴퓨터 수출실적은 마이너스 22.6%나 됐고 올 들어서도 2월 말까지 0.8%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 컴퓨터 시장이 3월 들어 성장세로 뒤바뀐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컴퓨터 수출이 이처럼 성장기조로 바뀐 것은 세계 전반의 경기회복 조짐이 컴퓨터 수요에 반영된 것도 있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해 온 기업들의 갖은 노력의 결과로 봐야 할 것 같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보컴퓨터·현주컴퓨터 등 국내 업체들은 성장이 유망한 유럽과 중국시장 개척에 온갖 노력을 다해 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 컴퓨터업체들이 지난 한 달 동안 중국에 수출한 실적이 98% 증가했다.

 물론 그동안 부진세를 면치 못하던 컴퓨터 수출이 3월 한 달 동안 성장세로 바뀌었다고 해서 우리의 컴퓨터 제품 수출이 완전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컴퓨터가 다시 수출 주력제품으로 제자리를 찾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컴퓨터 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 이달부터 수출효자 품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 컴퓨터 수출의 주요 시장인 미국·EU·아세안 등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번을 계기로 ‘제2의 컴퓨터 수출 르네상스시대’를 만들기 위해선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수출거래선을 다양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컴퓨터 수출지역은 미국·유럽에 편중돼 있어 현지 사정에 따라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시장다변화 차원에서 중국을 중요한 목표시장으로 잡아 이를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중국 선양에 컴퓨터 주기판을 만들고 있는 삼보컴퓨터와 중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이 공동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해 봄직하다.

 또 세계 전체 시장의 30% 정도에 달하는 일본시장도 우리의 전략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그동안 일본 유통업체를 통해 시장을 개척해 왔으나 지난 3월 동안 수출부진세를 면치 못해 30%가 넘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일본은 산업 전후방효과나 규모 면에서 절대 포기해서는 안될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 탄력있는 공략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내수시장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내수시장 확대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오랜만에 살아난 수출증가를 지속하기 어렵다. 자칫 ‘반짝수출’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컴퓨터 업체들은 수출 못지 않은 내수증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한가지 서둘러 개선해야 할 대목은 수익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컴퓨터 수출은 약간의 흑자를 보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가격이나 기타 제조비용이 갑자기 오를 경우 거액의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념해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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