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m콘텐츠 세상-기고; 모바일 콘텐츠 시대의 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원장

 

 지난해 가을 ‘친구’의 두 주인공 장동건과 유오성이 나오는 TV CF에서는 두사람이 포장마차에 앉아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장면이 나온 바 있다. 그때는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광경이 생소해 보였는데 이제는 같은 주인공이 다른 CF에 나와서 휴대폰으로 위치확인서비스(GPS)를 받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휴대폰을 둘러싼 풍경이 이 정도로 바뀐 것이다.

 우리나라에 무선인터넷이 도입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연말 이미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가입한 상태라고 한다. 올해 모바일 캐릭터시장만 해도 3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모바일 비즈니스 기반만 본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세계 인구가 2006년이면 8억 5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명실공히 전세계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가 이처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공간을 뛰어넘는 탁월한 편리성 때문이다. 휴대폰이나 PDA만 가지고 있으면 약속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의 이러한 생활 밀착적인 특징 때문에 우리는 콘텐츠의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생활의 필요가 콘텐츠의 생산을 유도하기는 하지만 그 반대로 콘텐츠의 발달이 우리 생활의 내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모바일콘텐츠가 충분하게 공급된다면 그 만큼 우리의 삶도 풍요로워지고 공동체 또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모바일 콘텐츠의 수익모델이 분명하지 않아 콘텐츠공급업체들이 우선적으로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때문에 콘텐츠의 질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돈되는 콘텐츠로의 편중이 심화되고 콘텐츠의 전반적인 질 또한 저하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이는 생활환경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고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공공의 노력이 여기에 더해져야 한다. 정부도 새로운 시대와 기술환경의 출현에 대비해 적절한 기준을 만들고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울러 모바일콘텐츠 수출을 위한 직접적인 노력도 아껴서는 안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표준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은 CDMA 이동전화 시장에서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이동통신시장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왕에 획득한 주도권을 콘텐츠 수출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서병문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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