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이동전화사업자들의 판촉비용을 규제하기로 함에 따라 20대와 30대 초반 가입자 유치를 위해 활용된 TTL·Na·카이 등 이동전화 멤버십 할인혜택 프로그램이 축소될 전망이다.
특히 정통부가 판촉비 상한제를 유효경쟁환경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이동망 상호접속료 조정을 통한 후발사업자 지원 외에 영업비용 규제라는 제3의 비대칭 규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판촉비 상한제는 정부 당국이 사업자간 시장경쟁에 개입하는 것이어서 탈규제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 아니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판촉비 상한제 도입 배경=정통부는 이동전화시장에서의 과당경쟁 방지를 위해 사업자의 판촉비 상한선을 장관이 정할 수 있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하고 세부사항을 마련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는 그동안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대상으로 시행한 요금규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통부는 요금규제를 통해 후발사업자의 요금을 SK텔레콤보다 10% 가량 저렴하게 유도, 유효경쟁환경을 조성하려 했으나 후발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했다.
정통부는 이동전화사업자가 통신업무 외에 제공하는 부가적인 할인혜택 서비스가 지배적 사업자의 요금규제를 통한 유효경쟁체제 조성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 판촉비용 상한제를 비대칭 규제 방법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판촉비 상한이 얼마가 될지와 어떤 사항을 중점적으로 규제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현재 진행되는 각종 판촉활동 내역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들의 반응=KTF·LG텔레콤은 크게 환영하는 반면 SK텔레콤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그동안 SK텔레콤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TTL·유토 등 멤버십 제도를 이용해 과도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시장불균형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후발사업자들은 20대 및 30대 초반 가입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해 네트워크 투자 등 본연의 업무대신 부수업무에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후발사업자들은 SK텔레콤만큼 할인 프로그램을 시행할 여력이 없어 젊은 가입자의 이탈도 있다고 지적하고 할인 혜택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면 자사의 할인 혜택 중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판촉비 상한제가 지나친 규제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1일부터 요금이 8.3%로 인하됐으며 자사 가입자간 망내 통화 할인을 폐지하는 등 각종 할인 혜택에 대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판촉비 상한제는 이중 규제라는 주장이다.
◇문제점은 없나=업계 일각에선 판촉비 상한제를 통한 정통부의 개입은 시장논리가 중요시되는 ‘탈규제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는 사업자간 자정 노력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통부의 방침이 실제 시장에서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가입자들이 이미 혜택 프로그램에 익숙한 데다 혜택과 통신을 분리시켜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가 과중 규제, 실효성 등의 비난을 피하면서도 통신시장 유효경쟁 조성을 위해 판촉금 상한제 세부사항 조정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련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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