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는 지금 PL법 교육 `열풍`

 어린이가 탈수중인 세탁기에 손을 넣어 상처를 입었다. PL소송을 피하려면 어떤 예방조치가 필요한가?

 정답:탈수중 세탁기를 열면 저절로 멈추도록 개선한다.

  

 제조물책임(PL)법 시행이 코 앞에 다가온 가운데 국내 제조업계에 PL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생산라인을 잠시 멈추고 휴게실에 삼삼오오 모여서 PL교육 비디오를 보거나 외부에서 전문강사를 초빙해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PL강연을 듣기도 한다.

 대기업에서는 컴퓨터 앞에서 온라인 강좌를 듣는 사원들의 모습도 흔해졌다.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면서 ‘전공필수’로 PL교육이 필요한 부서가 늘었기 때문이다. 고위 임원진이나 최고경영책임자도 PL특강을 받느라 컨설팅회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오는 7월부터 기업경영에 새로운 위험요소로 떠오를 PL분쟁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려면 사장에서 말단직원까지 PL법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숙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산전은 이달 말까지 2900여명 전직원이 LG인화원에서 제공하는 총 5시간짜리 온라인 PL강좌를 의무적으로 수강하고 LG화학의 직원 2500명도 동일한 PL교육 과정이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도 PL법 시행을 앞두고 PL교육을 전사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강좌, 비디오교재 등을 새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현대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들도 사내교육과정이나 외부 컨설팅업체를 통한 PL교육 확대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PL관련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전문 컨설팅업체들은 요즘 계속 밀려드는 제조업계의 교육 요청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한 담당자는 “소비자와 직접 부딪히지 않는 부서도 PL분쟁 위험에서 안전지역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PL교육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직접 교육에 참가할 제조업체 수강인원만 500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통 PL교육과정은 PL법의 탄생배경과 법률구조, 사고사례 등을 중심으로 한나절이면 끝마칠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사원들에 대한 예방효과는 의외로 큰편이다.

 최근 PL교육을 받은 LG산전의 한 직원은 “제조업체의 사소한 실수도 엄청난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여러번 듣다보니 솔직히 긴장된다”면서 전사 차원의 교육이 향후 PL분쟁을 막는 데 적잖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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