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구회 이사장 선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총리실 산하 과학기술관련 3개 연구회 이사장 선임이 완료됐다.

 이번 3개 연구회 이사장 선임건은 30여개 정부 출연연구소를 산하에 두고 있는 상급기관의 책임자를 뽑는 것인 만큼 수많은 과학기술계 인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과기계 인사들은 결과에 대해 “무난하다”고 평하면서도 다음 이사장 선출 때에는 지금과 같은 추천제가 아닌 공모제가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모제가 아닌 추천제로 심사가 진행되다 보니 후보 추천 기관과 후보 선정, 이사장 선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유언비어가 난무했고 불신과 상호비방으로 연구분위기마저 해쳤다는 게 연구계의 지적이다.

 기초기술연구회의 경우 총리실 보고를 위한 후보 추천인사 3명 모두가 연구회 이사회에서 추천한 인물들로 채워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민간단체에 후보를 추천하라고 해놓고는 이들을 배제한 채 각 기관이 추천한 인물만 후보로 내세운 것이다.

 또 일부 후보자들이 이사장에 선출되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이는 정치권과 관련부처로부터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보장받기 위해 출범한 연구회가 오히려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사장 선임 기준과 이유가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기술인 모두가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선정되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문제는 공모제가 아니라 추천방식으로 진행되는 선임방식 때문에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연구회 산하 출연연구소 원장을 공모제로 선임한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연구회 이사장 선출도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공모제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지적을 정부관계자들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음 3기 이사장 선출까지는 3년이란 시간이 남아 있지만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 과기계의 발전을 위해 누구를 어떻게 뽑아야 할 것인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부·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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