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무선랜 업체들 기업 수요 겨냥 방향 선회

 

 이제는 기업시장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바이어코리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 한국쓰리콤 등 외국계 무선랜 업체들이 그동안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온데서 탈피해 기업 및 일반 사용자를 타킷으로 사업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 진행된 대규모 통신사업자용 무선랜 장비 입찰에서 외산업체들이 잇따라 참패한데 따른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외산업체들은 당초 올해 국내 무선랜 시장에서 국산 업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마련했으나 대형 통신사업자용 프로젝트를 국산업체들이 휩쓸었다.

 특히 최근 실시된 KT의 무선랜장비 입찰에서 어바이어코리아, 한국쓰리콤 등은 가격문제 등으로 명함도 내밀지 못했으며 입찰에 참여한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BMT에서 탈락했다.

 이들 외산업체는 최근의 부진이 각 사 제품의 성능이 뒤떨어지기보다는 국산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가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통신사업자 시장 보다는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보안성과 처리속도 등을 더 중시하는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는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

 어바이어코리아(대표 이수현)는 자사의 시스템으로는 현재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대를 맞추기는 힘들다고 보고 기업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기업시장에서는 제품가격이 올라가더라도 보안기능 강화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자사의 보안솔루션을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도 판매 대수보다는 수익성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실속을 챙길 수 있는 기업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 기업은행과 한빛은행에 각각 1500대 규모의 물량을 공급해 은행권에서 제품의 보안성을 인정받은 만큼 금융권 수요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대표 안희완)는 컨설팅서비스 강화를 통한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단순장비를 공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네트워크 구성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컨설팅서비스를 제공,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쓰리콤(대표 최호원)은 기업시장 공략을 위한 고가형 제품과 일반 가정이나 SOHO 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제품을 통해 두가지 시장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조현제 부장은 “외산업체의 특성상 현재 통신사업자들이 요구하는 가격을 맞추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며 “통신사업자 시장보다는 대기업 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무선랜이 대중화되는 시점에 맞춰 일반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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