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자부가 발표한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는 역사가 일천한 국내 e비즈니스사업이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그 필요성이 검토되기 시작한 e비즈니스는 전산업에 걸쳐 막대한 파급력을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기술의 일부분으로 치부되면서 모든 통계 및 기술분류 체계상 끝부문에 일부 거론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 때문에 이번 마련된 e비즈니스 기술분류는 지금까지 ‘목표’만 있고 ‘전략’은 부재했던 우리나라 e비즈니스 산업의 효율적인 발전을 위한 기술지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의 개념=새로 수립된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는 기술계층에 따라 e비즈니스 분야를 eBiz통합기술·eBiz응용기술·eBiz요소기술의 3개 계층으로 세분화하고 e비즈니스 및 전자상거래 가치사슬 분석에 의해 상거래 프로세스를 결합해 구성한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혼재해 있던 IT인프라 분야를 IT서비스 영역으로 분리해 e비즈니스 체계에서 제외함으로써 e비즈니스를 특화된 한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전자상거래 가치사슬이나 거래 프로세스를 기술분류체계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연구는 외국에서는 니센·가트너그룹 등에서 시도되고 있다.
◇e비즈니스 핵심 솔루션 확보=산자부는 전산업의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해 시급히 개발해야 할 기술개발 전략분야로 △협업제품상거래(CPC) △전사적자원관리(ERP) △통합제조정보시스템(MfIS) △전자지급결제(EBPP) △EDI/XML/ebXML △제3자지원군서비스 △통합무역관리시스템 △전자카탈로그 △고객관계관리(CRM) 등 9개 분야를 선정,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전략분야는 전자거래진흥원에서 용역을 통해 국내외 e비즈니스 발전추세 및 시장 성장성, 기술개발의 파급효과 등을 종합평가해 도출해 낸 것으로 올해부터 집중지원을 통해 향후 핵심 e비즈니스 솔루션 확보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의미=이번 국내 최초로 마련된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는 e비즈니스 산업의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IT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산업에 걸쳐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e비즈니스 산업을 정보통신산업의 일부로 분류함으로써 발생했던 ‘IT산업 중심의 e비즈니스 해석’이 크게 줄어들어 전통산업의 효과적인 e비즈니스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새로운 분류체계에 따라 IT인프라 기술계층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 기술개발 지원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e비즈니스기술개발사업을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번에 정립된 분류체계는 응용계층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세부적으로 기술하고 있어 관련업계의 e비즈니스 사업추진 기초자료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효과=e비즈니스 분류체계를 바탕으로 발표된 9개 전략분야 지원계획은 전산업의 e비즈니스 구현과 효과적인 파급을 위해 큰 역할이 기대된다. 산자부는 우선 9개 분야 가운데 3∼4개 분야를 전문가 토의를 거쳐 선정하고 산학연 컨소시엄에 의해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완성도와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사업은 값비싼 선진 외국의 e비즈니스 솔루션을 국산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술확보를 통해 호환성 높은 국산제품이 개발되면 국산제품 보급과 함께 자연스럽게 외국 솔루션 가격의 인하를 유도할 수 있게 돼 국내기업들의 e비즈니스 시스템 구축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과 확보를 통해 e비즈니스 솔루션의 해외수출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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