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투톱(two-top)시스템으로 간다.”
음성데이터통합(VoIP)업계에 ‘2인 공동 대표이사제’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VoIP서비스에 장비·솔루션 공급까지 병행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단독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해외시장 공략과 국내 서비스 및 연구개발(R&D) 등 2개 전략분야를 각각의 대표이사가 전담하는 양립경영 체제로의 전환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국내 VoIP산업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 수준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을 전략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개별업체 생존의 절대적 관건이 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큰사람컴퓨터는 지난해까지 이영상 사장 체제로 움직여온 조직구조를 올 들어 김재현 사장과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이 사장은 일본·미국 등 해외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김 사장이 국내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해외사업에 무게를 둔 공동대표제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최근 일본 마루베니상사와 기업용 인터넷전화사업 공조를 일궈낸 키텔도 지난해부터 기존 박관우 사장과 이중양 신임사장 공조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박 사장이 R&D를 비롯해 서비스 총괄부문을 맡고, 이 사장이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담하는 구조로 짜여진 것이다. 마루베니상사와의 공조도 이 사장의 오랜 일본 현지사업 경험 결과로 맺어진 결실이다.
텔링커는 해외 네트워크 및 장비개발쪽과 서비스 및 관리운영부문으로 나눠 공동대표제를 운영중이다. 장비개발 및 기존에 진행해온 R&D부문과 함께 해외공략을 창업자이자 총괄대표이사인 최수혁 사장이 맡고 서비스부문은 허철수 사장이 전담하는 방식이다. 장비개발과 서비스를 병행하는 업체의 전형적인 업무구분에 따라 역할을 나눈 것이다.
이밖에도 몇몇 VoIP장비·솔루션업체들이 공동대표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비스 전문사업자 중 PC투폰 및 웹영상회의 솔루션사업자인 웹투폰이 곽봉렬·김수상 사장 공동체제로 꾸려져 가고 있다. 웹투폰 최고경영자의 업무분담은 곽봉렬 사장이 주로 일본 및 해외사업을 전담하고, 김수상 사장이 국내사업을 도맡아 챙기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VoIP업계 한 전문가는 “공동 대표제가 일반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VoIP사업 특성에 맞게 업체별로 도입되고 있는 것”이라며 “각 대표가 전문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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