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위성방송 지상파방송 재송신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정기 방송위원장이 사퇴한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뒤를 이을 방송위원은 선임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9명의 방송위원 중 한명을 호선하게 돼 있는 방송위원장직도 공석인 상태다.
방송위가 조직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사령탑없이 보름간을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방송위원장은 장관급에 해당한다. 아마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었다면 단 하루도 공석으로 남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또 누구나 탐내는 자리였다면 ‘내가 하겠다’거나 ‘누구를 시켜야 한다’는 사람이 줄을 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보름이 지나도록 방송위원 한사람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 위원장이 사퇴했을 때만 해도 10여명의 인사가 후임 방송위원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막상 방송위원으로 선임하려 하자 하나같이 이런저런 핑게를 대며 고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누가 나서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방송계 안팎의 시각인 것 같다.
방송위원회는 21세기를 내다보고 만들어진 최초의 합의 행정기관이다. 그리고 9명의 방송위원은 우리나라 방송산업과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방송위원장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그만큼 방송이 사회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3년간 임기를 보장해준 것도 임기 중에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소신껏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는 2년도 되지 않아 좌초되고 말았다. 방송계는 지금의 문제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방송위원장의 자리는 하루도 비워두어서는 안될만큼 중요한 자리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곳에 용감히 나서는 한사람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방송계와 정치권에서도 방송위를 나무위에 올려놓고 흔들어대기 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문화산업부·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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