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올 100만대 보급 계획 발표에 부품업계 `겨울잠` 깨나

 정보통신부가 디지털TV를 반도체·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에 이은 새로운 IT 수출주력 상품으로 육성, 올해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품업계는 지난해 크게 침체됐던 범용부품 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27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방송의 개시와 100만원대의 저가형 디지털TV 출시가 일반 수동부품의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TV는 모든 가정에 보편화된 전자제품으로 디지털TV의 보급은 부품업계 입장에서 한동안 멈춰섰던 거대 수요가 다시 움직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디지털TV 시장규모=디지털TV의 올해 국내 시장규모는 2조원(평균가격 400만원, 50만대 판매 기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최성진 교수는 국내 디지털TV 서비스 가입자수가 지난해 65만명에서 올해 96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올해 시장규모를 30만대 가량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정부의 100만대 보급 정책이 발표되고 월드컵을 계기로 붐이 조성된다면 5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기대다.

 IDC의 전망에 따르면 대화형 디지털TV 관련 세계 시장은 올해 1944만대 규모가 예상되며 미국 SRI(Stanford Resources Inc.) 전망에 따르면 디지털TV 세계 시장은 올해 2700만대, 2003년 3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점쳐져 관련 부품시장의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범용부품업계의 수혜=범용부품업계는 디지털TV의 수요가 아직까지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어 매출 기여도가 미미하지만 디지털TV에 기본적으로 많은 수의 범용부품이 장착되는데다 TV라는 제품이 가진 폭발적인 수요진작 효과에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디지털TV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튜너와 네트워크인터페이스모듈(NIM:Network Interface Module)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최근 개발한 디지털DY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아날로그 AV 부품이 디지털 부품으로 대체되면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보다도 회로가 복잡하고 기능이 다양해짐에 따라 MLCC 등 칩부품이 30% 가량 더 들어가는 등 범용부품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특히 디지털TV에는 고용량의 칩부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부가 제품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알루미늄 전해커패시터 업체인 삼영전자(대표 변동준)도 디지털TV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존 TV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영전자 관계자는 “고화질·고성능 음향시스템이 장착되면서 알루미늄 전해커패시터의 수량과 용량이 함께 늘어나 수요진작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TV 등 수요 진작에 힘입어 올초 가동률을 90% 가량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 DMC사업부(PCB사업부)는 기존 아날로그TV에는 3종의 PCB가 들어가는 데 반해 디지털 PDP TV에는 7∼8종의 PCB가 들어가며 단면PCB가 들어가는 아날로그 제품과 달리 양면 및 4층 PCB가 장착돼 7∼8배 고가의 제품이 들어가 수익구조 개선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이영철 부장은 “아직 판매대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금액으로는 7∼8배, 수량으로는 2∼3배 PCB 매출 효과가 커 앞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덕GDS(대표 유영훈) 최순규 상무도 “100만원대의 저가형 디지털TV가 나와도 고기능을 담보하기 위해 5배 정도 비싼 멀티형·양면형 PCB가 쓰이게 될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내수시장보다는 아날로그TV를 포함, 연간 1억2000만대로 추산되는 세계 시장의 교체수요를 공략해야 한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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